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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언어들 김이나 / 위즈덤하우스 작사가 김이나님의 에세이. 글이 가진 여러가지 의미와 감정에 대해 정리해 주는 것 같았다. 어릴 때 어려운 단어가 나오면 국어사전을 찾아가며 뜻을 곱씹고는 했는데, 언제부턴가 그런 과정은 생략하고 그저 감으로, 상황에 맞추어 쓰다 보니 오용하는 것도 많다. 아무렇지 않게 지나쳤던 단어들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기게 해준다. 단어에 대한 생각이나 경험을 풀어주는 내용도 좋았고, 중간에 들어있는 라디오 사연 같은 것들도 공감이 많이 된다. 나도 '낭만'이라는 단어를 참 좋아하는데, 이에 대한 오해나 얽힌 내용도 간단하지만 공감이 갔다. 그 외에도 살면서 겪는 여러 상황과 그에 어울리는 단어들에 대한 이야기에도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후반부에 나오는 노래 가사들도 참 좋은데,..
질주 한강 / 이북이십일 달리고 싶다,라고 인규는 생각했다. 그가 살아 있음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은 달릴 때뿐이었다, 짤막한 단편. 출근길에 읽다가 눈물 맺히는 바람에 곤혹스러웠다. 초반엔 화자가 짜증스러운 남자라고 느껴졌는데 마지막엔 눈물이 나서 원.. 화자인 인규의 황망함이나 분노도 이해 가고 어딘가 이상했던 어머니도 안타깝다. 후반 어머니의 통화에서 흘러나온 대사에 확 이입되는 순간, 가슴이 울컥해졌다. 이렇게 짧은 단편에서 수많은 감정이 요동치고 먹먹한 감정이 들어서 그런지 여운이 많이 남는다. “다시 너를 낳고 싶구나, 돌아오겠느냐? 나에게 돌아오겠느냐?”
달러구트 꿈 백화점 이미예 / 북닻 밀리의 서재 이용 시작을 하고 출퇴근 용으로 처음 고른 소설. 잠이 든 후, 무의식 속에서 꿈 가게를 들러 원하는 꿈을 골라 꾸는 것이 왠지 그럴듯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안에서도 인기 있는 꿈과 사람들이 찾지 않아 할인행사 신세가 된 꿈도 있고. 꿈에 대한 여러 가지 상상을 더한 설정이나 현실과 맞물리는 장치들이 흥미롭다. 꿈을 꾸면서 나오는 감정들의 일부가 꿈 거래를 위한 재화가 되어 꿈 값을 지불한다는 것도 재밌다. 같은 꿈을 반복하다 보면 감정이 충분히 나오지 않아 꿈으로서의 가치를 잃게 된다면 다른 꿈을 꿀 수 있게 해 준다던가 하는 여러 가지 기발한 요소들이 즐거운 상상을 할 수 있게 해 주었다. 꿈이란 거 정말 재밌네요. 꿈과 꿈이 동음이의어인 것도 신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