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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몽 (3월의 보름을 조심하라 외전 2)
Written by 스탠 Stan
Publication date : 2009.07.19 (초판) | 2013.06.22 (2판) | 2016.12.29 (3판)
Book spec: 1권 완결 | 236p | 신국판
■Character  | 김낙원 (攻), 박목화 (受)

3월의 보름을 조심하라의 두 번째 외전.

첫 번째 외전이 김낙원의 절절한 고백과 애매한 연애 시작 느낌이었다면, 여기서는 그 후에 관계정립을 위한 눈물겨운 노력이 있다.

본 편만 해도 거칠고 되바라진 능욕으로 개아가 공쯤 되었던 김낙원이, 순정공의 대명사로 부각 된 외전으로

2 가지 에피소드와 히든 트랙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 에피소드인 [100억 카페].

여기서는 물질공세와 함께 고군분투하는 김낙원을 볼 수 있다.

플로리스트 카페를 차리고 카페운영과 함께 사는 것에 대해 박목화를 설득하려고 애쓰는 김낙원 덕분에 즐겁다.

내가 해놓은 거 어떠냐, 가게 괜찮지 않느냐, 내가 그거 만드느라 어쩌고저쩌고 식의 자신 노력을 꼭꼭 알려주는 것은 물론, 목화에게 약간의 동정심을 유발해서 거절을 못 하게 만들려는 김낙원식 화법이 눈부시다.

박목화도 그런 김낙원 스타일을 잘 알아서, 오죽하면 김낙원이 카페 자랑할 때 [네가 웬일로 그런 말 안 하나 싶었다] 며 웃기까지 한다. 이 목석이 자연스럽게 웃다니. 김낙원의 눈물겨운 노력의 결과랄까.

 

꿈쩍 않는 박목화를 제가 차린 카페에 오게 하려고 박목화가 끔뻑 죽는 누님 쪽을 공략해 보려고 하는데 그런 김낙원을 보며 한숨을 쉰 정애 누님이 [경찰 양반, 우리 목화가 그렇게 좋아요?] 하는 장면은 내가 다 부끄러웠음. 

김낙원이 그 말에 정신 못 차리고 창피해 할 땐 정말 얘 무슨 소녀같다.. 는 느낌.

거기다 한 침대를 쓰기 위해 김낙원이 또 애절하게 구는데, 이제야 그런 말과 행동에 약간씩 반응하기 시작한 박목화가 '이 녀석 진심이구나' 하고 확실히 인지하고 애쓰는 김낙원을보며 귀엽다고 안아줄 때는 내가 다 감동스러웠다. 물론 이후 다시 목석이지만.

 

그 얼마 후, 처음으로 함께 여행을 가는 두 번째 에피소드 [바캉스]

함께 좋은 데 가고 싶어 해외로 가려 했지만, 제 손으로 박목화를 출국 금지 시켰던 김낙원 경정.ㅋㅋㅋ

해외는커녕 가장 피하고 싶던 부산으로 첫 동반 여행을 가게 된 이야기로 김낙원의 순정에 드디어 빛이 든 에피소드이다.

휴가철엔 사람 구경만 하게 되는 부산이지만,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 곳으로 가보는 게 처음이다] 라며 박목화가 웃는 장면은 괜히 찡하다. 단단한 겉과 다르게 속은 여린 외로움으로 가득한 목화의 모습에 김낙원은 자신의 불호를 숨기고 또 박목화한테 맞춰주고.

 

박목화는 낙원의 마음을 알긴 하지만 여전히 허우대 멀쩡한 놈이 나한테 [대체 왜?]라는 의문이 더 가득한 상태. 낙원이 장난스레 [너한텐 내가 있잖아] 하는 말을 순간 그냥 넘기지 못하고 왜 곁에 있느냐고 반문을 해버린다.

그에 울컥한 김낙원이 있으면 안 되느냐며 울컥해서 또 막무가내식으로 고백 아닌 고백 같은 제 감정을 퍼붓는다.

여기서 구구절절한 대사들을 보면, 내가 이 만큼 잘해주는데 어떻게 그런 소릴 하느냐, 알고 보니 너 나 갖고 노냐 식으로 목석 같은 박목화를 향한 사랑과 억울함이 동시에 느껴져서 진짜 이러다 김낙원 울겠다…. 싶음.

 

나중에는 [내가 이렇게 매달리는데 내 순정을 짓밟으면 잘살 줄 알아? 나 안 받아주면 평생 가만두지 않겠다] 는 식으로 협박 아닌 협박까지 한다 어이구ㅋㅋㅋㅋ

애가 애원-울분-협박-다시 애원 코스의 찌질미 정석을 보여주는데…. 애잔하면서도 웃기기도 하고 말 그대로 웃픈 상황.

이런 김낙원이 내 눈에 귀엽듯, 박목화의 눈에도 드디어 많이 애처롭고 귀여웠나 보다.

네가 안 받아줘도 평생 쫓아오겠다는 그의 투정에 마음을 열어버리고 그대로 받아 준 박목화.

처음으로 먼저 다가온 박목화에게 [너 또 이러고 모른 척 할거지?] 하며 다시 당황하는 김낙원은 귀여움의 정점을 찍으려나 싶었음. 아주 가지가지 한다.

 

사실 둘의 사이가 가까워져도 벽이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은, 둘의 처음이 힘과 힘으로만 이루어진 굴욕적인 관계였던 탓이 크다.

목화가 김낙원을 받아들이는 의미에서 한 행동이 귀를 물어뜯는 것인데, 이는 예전에 김낙원이 박목화를 찍어누르며 고통을 주기 위해 했던 행동으로, 목화가 이제야 되돌려주는 부분이다.

 

남들에게 '복수' 같은 건 한 적도 할 생각도 없던 박목화가 처음으로 '되돌려' 주는 의미가 있는 장면.

[나쁜 새끼]라고 낙원을 향해 처음으로 욕을 하며 귀를 물어뜯고 사실은 화가 났었다는 감정을 보인 박목화.

가족 같던 이들에게 배신당해도 복수는커녕 잊어버릴 뿐인 박목화가, 낙원에 대해서는 잊지 않고 유일하게 되갚아 준다는 것에서 김낙원만큼은 특별하다는 것이 느껴진다.

 

예전 자신의 행동에 엄청난 죄책감을 느끼고, 후회하던 김낙원은 이런 기꺼운 모습에 드디어 용서를 구한다.

처음 박목화를 능욕했던 일에 대해 어느 정도 풀려야 둘이 발전을 한다는 것은 낙원이도 알고 보는 이들도 알았던 것인지라. 예전 일에 대한 찝찝함이 약간이나마 해소되어 대등한 관계로 정립되는 느낌이 들었다.

 

드디어 한 발 내디딘 관계에 낙원이가 어찌나 신났는지…. 밤새 괴롭히고 아침에도 괴롭히고.

이제야 제대로 에로도를 보여준다. 솔직히 춘몽 나오고 처음 봤을 때 나도 진짜 감동했었음.

으억…. 너네 드디어 제대로 만리장성 쌓는구나 하며.

 

마지막 히든 트랙은, 졸업식 시즌이라 꽃집일 바쁘다고 칼같이 거절하는 박목화 때문에 발렌타인데이도 날리게 생긴 김낙원이 카페를 차리게 된 이유를 알려주는 에피소드.

 

아무튼,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이제야 몸과 마음이 제대로 통한 김낙원과 박목화를 볼 수 있는 은혜로운 외전이다.

 

이 꽃 같은 새끼야,
남자의 순정을 갖고 노니까 좋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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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난 세상에 인과응보라는 게 있다는 걸 널 사랑하고 나서야 믿은 사람이야

02
"미안하다."
평생 동안 누구에게도 무엇도 사과한 적이 없던 낙원이 그렇게 말했다
"그때 아팠지."

박목화가 그렇다고 고개를 끄덕였다.낙원은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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