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ITE COCONUT

신입사원 (+ 외전 소책자: 경력사원)
Written by 모스카레토
Publication date : 2013.04.28 (초판) | 2015.04.26 (2판)
Book spec: 1권 완결+소책자 | 340p / 소책자 45p | 국판
■Character | 김종찬 (攻), 우승현 (受)

누구나 부러워하는 좋은 학교에서 석사까지 할 정도로 공부에만 매진해 온 우승현은 서른을 눈앞에 두고, 미련한 짝사랑 때문에 지지부진했던 현실에 정신을 차리고 직장에 들어가게 된다.

하지만 신입치고 많은 나이와 평범한 회사에 들어가기에는 너무 높은 스펙 때문에 취업이 쉽지 않다.

그러던 중 대학 시절 친구이자 소수자 동아리 모임의 동기인 지연의 소개로 광고 회사에 인턴으로 입사하게 되고, 그곳에서 같은 대학 선배이자 광고계 최고의 실력자인 파트장 김종찬을 만나게 된다.

광고주가 모델로 쓰자고 할 정도의 출중한 외모와 능력을 갖췄으면서도 워커홀릭에 독설가로 유명한 김종찬은 넘치는 일과 모자란 일손에 충원을 요청했지만, 경력자는커녕 기껏 들어온 충원 인원이 인턴인 것에 마뜩잖은 상황.

게다가 그동안 지나쳐간 인턴들은 모두 본인의 이름을 앞세워 스펙만 채우려고 머물다간 경우가 대부분인지라 아무리 봐도 승현을 곱게 볼 수가 없다. 이렇게 시작된 상황에서 점점 함께 지내다 보니 순하면서도 능력도 좋고 어쩐지 강단 있기까지 한 승현을 보며 종찬은 점점 귀여운 부하 직원이라고 생각하며 아끼게 되고, 어느 순간부턴가 사랑스럽다고 느끼게 된다.

승현 역시 처음엔 무섭기만 했던 파트장님의 능력 있는 모습에 동경을 갖게 되고 의외로 다정하게 대해주니 자꾸만 묘한 감정이 드는데....

..크엉. 요즘 리맨물이 좋은 것인지 자꾸 리맨물이 좋아지는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완전히 빠져서 읽었다.

이번에 재판 발간이 되어서 구매했는데, 이렇게 재밌는 걸 왜 이제 봤나 싶다. 작가님이 이후 재판은 없다고 선언하셔서 일단 사고 보자 하는 마음에 리뷰하나 안 보고 샀는데 완전 좋았다. 이렇게 프로페셔널하고 정말 회사 같은 섬세함이 살아있는 배경과 묘사가 좋다. 캐릭터들의 유능한 느낌이 확 와 닿아서 매력이 배가 되므로.

거기에 사내연애를 이렇게 설레게 표현을 하시다니.. 정말 읽으면서 내가 연애하는 기분이 들 정도였다.

나이 차가 있는 회사 상사와 신입 설정은 그렇게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아마 실제로 회사 다닐 때 상사 느낌 같은 것 때문일지도) 고정관념을 상쇄시킬 정도로 김종찬이라는 캐릭터가 엄청 좋았다.

유능하고 멋지고 무서운 김 팀장님. 하지만 내 강아지에겐 달콤하기 그지없으시고. 한 번 꽂히고 나니 저돌적으로 밀어붙이는 것도 좋고.

우승현 캐릭터도 좋았는데 답답하고 그런 것 없이 애가 착하고 순하고 그러면서 일도 잘하는 깔끔이 느낌이라 내가 상사라도 진짜 예뻐하겠다 하는 기분. 거기에 처음엔 분위기 때문이었지만 갑자기 들이대는 김종찬에게 튕긴다거나 혹은 어영부영 휩쓸린다거나 이런 것도 아니고.

짝사랑만 했던 과거 때문에 서로 하는 연애에는 완전 초짜임에도 적절히 밀당도 할 줄 아는 담백함이 있어서 좋았다. 대사마다 애가 파트장님 팀장님 이러면서 꼬박 존댓말 하는데도 뭔가 되게 귀엽다 진짜.

분명 꽉 찬 29살의 청년인데도 어딘가 강아지 같아서 김종찬이 느끼는 사랑스러움이 이런 걸까 하는 기분으로 봤다.

그나저나 진짜 연애처럼 설레게 진행되는 분위기 속에서 진도는 망설임 없이 순식간에 A-Z로 휙휙 넘어가는 것이 나름 반전. 달달한 연애라도 역시 나이가 있어서 그런가 싶다. 그리고 리드하는 김 팀장은 여기서도 좋음.

후반이며 외전에서는 대놓고 우리 강아지 소리를 하며 닭살 떨기는 하지만 그러면서도 입으로는 꽤 거칠게 능욕하는 주인공이라 취향에 맞는 지도. 존댓말 쓰다가도 감정이 격해지면 반말하는 것까지 좋아하는 요소를 고루 갖춘 주인공. 거기에 순한 줄 알았던 주인수가 막 되게 적극적으로 구는 것도 취향. 역시 내 취향은 의외로 한결같은 구석이 있구나 또 새삼 깨달았다.

주인수의 짝사랑 설정과 또 그 인물이 주인공과도 얽혀 있긴 하지만 정말 언급 정도라서 크게 영향을 미칠 정도가 아닌 것도 장점이라고 생각. 참, 외전 소책자인 경력사원의 에피소드도 정말 꿀 재미였다.

작가님이 관련 업계에 계셨던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 쓰신 것이 많이 느껴져서 정말 즐겁게 보았다. 재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