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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ck touches me from what I desire
Written by Joy 조이 (조반유리)
Publication date : 2012.12.09 (초판) | 2015.04.21(리뉴얼) | 2016.06.23 (재판)
Book spec: 1권 완결 | 305p | 국판
■Character  | 듀커 키스 (29세, 攻), 키시 로건 (=키시 블랙,26세, 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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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살 때 로건 가에 입양된 키시. 동갑 형을 위한 입양이었지만 눈에 띄면 안 된다는 이유로 방치와 학대를 당하며 성장한다. 

그리고 어느 날 부턴가 심해지는 예민한 감각 때문에 더 괴로워하는데 18세가 되는 날, 로건 부부는 사업을 이유로 미국으로 떠나며 키시에게 따라올지 선택을 요구하지만, 키시는 그들에게 벗어나고자 런던에 남는다. 

 

대학 진학 후, 더욱 심해지는 감각과 욕구에 괴로워하는 키시는 치료제를 구할 수 없어 결국 지하의 약에 중독되어버린다. 중독자가 되어 지하를 전전하던 26세의 키시 로건 앞에 자신을 듀커키스라고 밝힌 남자와 가디언 그룹 사람들이 나타나 그를 데려간다. 

 

'요새' 라고 부르는 저택에 갇혀 약 기운을 씻어내고 점점 정신을 차리는 키시. 그리고 가디언 일원들은 키시에게 웨어울프 리더의 가문인 블랙 가의 마지막 후계자라는 출생의 비밀을 알려준다. 

그 증거로 키시가 가지고 있던 반지가 웨어울프 수장의 것이라고 하지만, 약을 구하기 위해 팔아버린 반지는 행방이 묘연한 상태 .

 

그 무렵, 근처에 일어나고 있는 살인 사건의 배후가 헌터라는 것을 알게 된 가디언들은 헌터들에게서 후계자인 키시를 보호하며 웨어울프 왕의 반지를 찾아나선다.

 

한편, 웨어 울프 왕을 지키는 수호 기사 가문의 마지막 생존자 듀커 키스는 후계자를 보호하기 위해 죽어간 가족과 동료들에 대해, 마스터맥스와 왕의 협약으로 복수할 수 없다는 불만과 왕에게 본능적으로 충성할 수밖에 없는 숙명을 싫어한다. 그리고 결국 찾아낸 후계자, 키시에게 왕에 대한 미움과 어둠을 드러낸 듀커는 어떤 목적을 위해 키시를 이용하려 하고, 그런 둘의 관계 속에 키시가 반지를 팔았던 약물 거래상이 살해를 당하며 일은 더 복잡해져만 간다.


어반 판타지 시리즈 두 번째 이야기. 

경찰인 키시 로건과 [시신 없는 살인 사건] 용의자인 듀커 키스가 처음 만났던 1년 6개월 전, 함께 지내던 약 4개월간의 내용으로 첫 번째 이야기인 더 라이트에서 블랙홀 팀의 듀커 키스가 블랙홀 일원이 되기 전 이야기이다.

 

저 검은 날개로 나를 더 덮어주면 좋을 텐데, 사악한 색을 드러내고 그 에너지를 온통 내게 덮으면 좋을 텐데 

―나를.... 미워하지, 듀커 키스?

주인 수 키시 로건. 런던 출생. 늑대인간의 수장인 블랙 울프의 마지막 후계자로 양부모의 방치와 학대, 그리고 자신의 정체성을 모른채 예민해지는 오감으로 고통스러워한다. 이 종족을 위한 전용 약이 있다는 것도 모르고 그저 괴로움을 벗어나고자 23세 무렵부터 약을 구하기 위해 지하를 전전하며 정신이 나간 채 지내던 중, 그를 찾아온 듀커에게 구해진다. 사실은 상당히 똑똑한 명문대생.

말수가 적고 얌전하지만 성장 환경 때문에 자신을 가려 줄 검은 것에 대한 갈망이 강하다.

 

키시는 내 거니까. 키시는 나에게 빠져 있으니까.

그럼요. 당연하지 않습니까?

주인 공 듀커 키스. 출생지와 정확한 이름은 알 수없다. 듀커 또는 키스로  불림. 금발에 청회색 눈을 가진 미남으로 옥스퍼드를 졸업한 인체 공학 전문 과학자. 일하는 곳 특성으로 경찰과 함께 일을 한다. 블랙 울프를 가장 가까이에서 호위했던 가디언 울프 가문의 마지막 생존자. 가족을 잃고 같은 가디언 울프인 에이드리언과 오웬 가문에서 함께 자랐다. 웨어울프 리더를 향한 충성 본능에 강한 거부감을 갖고 있는 반골 기질 다분한 늑대 인간.

 

듀커 키스는 지하에서 바닥 생활을 하는 마지막 블랙가의 후계자 키시 로건을 찾아내지만 본능적으로 충성해야하는 왕의 존재가 싫은데다 키시가 웨어울프 왕의 후계자치고 너무 유약한 모습이기까지하니, 마치 [이딴 게 내 주인이라고? ]하는 느낌으로 싫은 티를 낸다. 

키시가 자신에게 반한 것을 눈치챈 듀커는, 원한다면 몸이야 주겠지만 마음은 절대 안 줄거라며 전형적인 나쁜 남자 행세를 하고 키시를 이용 하려한다. 때문에 키시와 있을 때는 유독 찐한 분위기를 내는 듀커가 정말 중요할 때 찬물 끼얹듯 굴어서 키시나, 읽는 사람이나 어쩐지 안달이 나는 기분이 들기도 함...•_•)

 

"그렇게 싫어한다면, 아까는 왜 나에게 응했던 거야?" 
그의 갈등은 단번에 자기 혐오로 치솟았다. 그는 키시가 꿈속에서 보았던 것처럼 단숨에 움직였다. 턱이 딱딱해지고, 눈동자의 색이 어둡고 탁해졌다. 그는 유령처럼 재빨리 다가와 말했다. 

 "응한 적 없습니다. 말씀드린 것처럼, 당신이 수치심을 느끼는 걸 보는 게 좋을 뿐이죠. 그리고 주인이 발정하면 풀어주는 게 부하의 도리고요." 
속삭임이 긴박하게, 관자놀이를 핥으며 울렸다. 

 "뭘 기대하세요, 키시. 나는 계속 당신을 증오하고 미워하면서도 당신을 위해선 뭐든지 한다니까요. 그러니 다음번에도 필요하면 마음껏 즐기세요. My master." 

키시는 그를 망연히 응시했다.

 

'나의 주군' 소릴 비아냥거리듯 하며 말하는 거 보면 참 못되게도 한다 싶지만, 볼 수록 듀커는 이런 게 매력이지..! 하는 생각이 든다,

못된 말만 하는 입과 달리 행동은 안달 나는 것처럼 구는 듀커가 뒤늦게 내가 왜이랬지.. 하는 제 발 저린 반응을 보이는 장면들은 너무 좋기 때문에..(° ͜ʖ ͡°) 물론 마음고생 하는 키시는 안타깝지만서도.

수호기사 가문인 듀커 입장에서 왕을 미워하는 이유도 이해할 수 밖에 없어서 씁쓸하지만 욕할 수도 없다. 비틀린게 좀 불쌍하기도하고.

 

이런 듀커가 또 다른 기사인 에이드리언에게 키시가 관심을 보이자 아주 과격하게 치닫는 장면도 좋아하는 부분.

듀커가 키시에게 [내 앞에서만 개처럼 굴어요] 하는 식의 오만함을 보이는 점이 몹시 취향을 관통하는데, 본인이 키시를 역으로 지배해서 이용하겠다는 거지만, 막상 보면 그냥 나한테만 집중하라는 소유욕으로 느껴지는 점이 또 너무 좋다.^__^

키시랑 둘이 남으면 그런 분위기를 만들면서 '모든 게 빌어먹을 DNA 때문(ㅋㅋ)'이라는 우습지도 않은 핑계를 대는 것도 귀엽고, 듀커를 두고 제 마음 모르고 바보짓 할 때가 있다던 에이드리언의 말도 귀엽고. 

 

듀커에게 마음을 뺏긴 키시는 웨어울프 특성상 평생 한 사람을 보는 성향 때문에 벗어나지도 못하고, 듀커가 자신을 절대 좋아하지 않겠다는 말에 상처를 받으면서도 듀커가 가지고 있는 검은 기운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는 점이 좋았다. 성격이나 말투는 건조하지만 좋아하는 상대에게 왠지 질척이는 느낌인 것도. 

 

듀커의 속셈을 진작 깨닫고도 고스란히 당해주며, 듀커의 어둠에 욕심을 내면서도 자유를 주고싶어하는 키시의 묘한 순정도 괜찮았다.

 

때문에 듀커가 키시의 선택을 지켜보던 장면은 어쩐지 애틋하다. 말은 안 해도 어쩐지 후회가 느껴져서 그런지....

그렇게 미워하던 것이 무색하게 듀커가 늑대인간의 규칙을 깨면서까지 키시를 지키려 본성을 보이는 장면은 당연히 희열이 느껴진다. 

 

"만족하십니까?"

(중략)
"내가 당신 때문에 얼마만큼 미칠 수 있는지를 확인해서..? 그걸 확인하는 즉시, 당신이 없는 곳으로 나를 쫓아낼 수 있어서? 나를 벌할 수 있어서...?" 
목소리는 완전히 갈라져 거의 들리지 않았다. 

"키시...말해줘요. 그래서..., 지금 만족하십니까?" 

키시는 눈을 감으며 천천히 웃었다. 
"...만족해."

 

주군을 지키면서도 구속되어야 하는 삶을 증오하는 듀커는, 그 충성 본능이 남들보다 더 강해서 미움도 컸던 것 같고...

키시 자체도 취향인가 보던데.. 왕이기까지 하니 속수무책으로 끌렸을 테고, 웨어울프의 평생 한 사람만 보는 그런 성향까지 더해진 상황에 억지로 거부하며 입덕부정기 같이 굴던 듀커를 생각하면 참 고생이었다 싶어서 안쓰럽...T-T

 

이야기 내내 듀커로 인해 마음고생 한 키시지만, 원하는 대로 듀커를 흑화시키며 굴복시켰으니 최종 승리자 또한 키시였다는 생각이 든다.

왕은 내게 반했으니 내가 없으면 미쳐버릴 거라는 둥 막말을 하던 듀커야말로 정작 본인이 그 꼴이 되어버렸고.
또한, 규칙을 깨고 키시 곁을 떠나게 된 것이 벌이라고 인식하는 것 자체가 이미 키시 없이는 못사는 것이라는 뜻으로 보였다.
주군에게 얽매이는 웨어울프의 숙명을 벗어나게 해주려던 키시로 인해 자유를 얻은 듀커지만, 결국 자신이 가장 갖고싶은 이의 곁을 떠날 수밖에 없게 된 것 역시 못되게 굴던 것에 대한 벌이 맞는 것 같기도. ^.^;

 

그나저나 듀커의 조련과 밀당 덕분인지 둘의 팽팽한 텐션은 이야기 내내 유지가 되지만 정작 씬은 시리즈 중에 가장 건전한 편이다. ...라는 감상. 작가님이 상중하 중에 '하' 라고 하셨을 정도지만, 시리즈 중에 건전한 편일 뿐...이 정도면 뭐 :)

둘의 관계상 애정이 부족해 보일 수 있지만 그래도 내 눈에는 말만 못되게 할 뿐인 듀커가 더 신나서 하는 느낌인 데다, 따지고 보면 나름대로 하극상이라 만족스럽다. 일단 듀커는 섹시하고 키시는 야하고, 둘 관계는 배덕감이 넘치는 분위기가 깔려있으니 좋을 수밖에 없다.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요새에서의 4개월과 살인 사건, 웨어울프 수장의 반지를 찾는 추리과정도 범인을 유추할 수 있도록 힌트를 주는 게 많아서 의외로 단순하게 풀리는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경찰이 되기 전 잠시 약쟁이 생활을 했어도 실은 명문대생에 몹시 똑똑한 키시가 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한 점도 괜찮다. 

 

한순간의 폭주로 웨어울프 무리의 아웃사이더가 되어버린 듀커 키스. 키시와 맥스의 협상을 통해 웨어울프 세계가 아닌 맥스의 수하로 일을 하게 된 듀커가 언젠가 키시가 두고 간 설탕 인형을 표식처럼 쓰며 곁을 맴도는 것도 애틋함이 느껴져서 마음에 드는 부분.  

어반 판타지는 이야기마다 하나씩 여운을 주는 심볼이 있는데 그게 참 좋다.

 

[이 이야기는 내가 죽은 후부터 시작한다] 는 서두처럼, 하나의 끝맺음을 통해 제대로 관계가 시작되는 두 사람.

표면상 헤어지고 얼굴만 마주하지 않을 뿐, 쫓고 쫓는 관계로 서로를 항상 찾을 수밖에 없는 사이가 되지만, 크게 아쉽지는 않다. 

듀커가 툭하면 키시에게 닥치고 키스나 하자며 제 욕심 챙기기러 오기도 하고.  

 

설정상 주종관계인지라 본편은 작가님 말대로 오픈엔딩처럼 감정이 확인되기에 꽁냥이는 달콤함이 부족할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 서로에 대한 집착과 둘의 하극상 적인 관계성 때문에 엔딩 또한 마음에 든다.

 

옛 주군에게 미련이 넘쳐 흐르는 웨어울프가 과연 본명을 알려줬을까? 하는 수수께끼를 남겨준 점도 즐거운 작품.

 

부드럽진 않지만 절실했다. 상냥하지 않으나 절박했다
검은 눈동자가 전하는 말을 키시는 알아들었다.
전에는 한번도 한 적이 없는 말이었다.

나는 당신만 바라보는, 오직 당신밖에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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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키시, 나는 당신의 몸에 정말 관심이 없어요."
듀커 키스는 귀찮아하며 경고했다. 키시는 옅게 웃으며 그의 몸에 바싹 다가섰다.

"마지막이 될 거니까, 듀커 키스."

그리고 그에 귀에 대고 속삭였다.
"마지막이니까 부탁하는 거야."

... 듀커 키스의 얼굴에서 비웃음이 서서히 사라졌다.
그는 짧고 강하게 숨을 들이쉬고, 키시의 허리를 잡아당겼다.

"정말 박을 겁니다." 그가 경고했다.
얼굴이 닿는 거리에서 뜨거운 숨이 쏟아졌다.

 


 

[조이(Joy)] Shut up and Kiss me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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