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코코넛 @whitecoconut
T: / 문화생활기록
A A

기분 벗고 주무시죠
저자: 박창선 / 웨일북
왜 그런 날 있잖아요. 아침에 눈을 떴는데…… 이렇게 살아서는 안 되겠다,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아주 현실적인 감각의 에세이. 제목이 마음에 들어서 골랐는데 꽤 즐겁게 읽었다.  

개인적으로 공감이 많이 가는 편이었는데, 아주 사소한 일에 대해서도 나의 선택에 따른 결과와 책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도록 공감을 이끌어내는 비유와 문장이 좋았다.  

특히 일이나 삶이나 [앞으로]의 나, 미래의 계획처럼 추상적인 이미지보다 [현재] 보이는 행동과 선택을 되짚어 보면서 현재의 나를 이루는 사소한 것들을 다시 탐구해 보는 것 자체가 꽤 의미 있다는 생각.  

 

매일 먹는 음식, 물 한잔 조차 어떤 규칙이나 계기가 있다면 그저 그렇게 흘러가는 게 아닌, 다르고 특별한 하루가 되는 바탕이 될 수 있다는 게 별거 아니지만 꽤 괜찮은 시각이라는 생각에 공감을 했다. 이런 작은 것부터 시작해서 감정을 갈무리하는 하루의 마무리로 감정을 씻어낼 수 있는 자신만의 개운한 무언가 등 사소하지만 만족을 느낄 수 있는 일상의 어떤 행동을 찾게 해준다.

 

자기 자신을 이해하고 싶다면, 분석하지 말고 느껴보세요. 전두엽은 여러분을 사랑하지 않아요. 이해관계를 따질 뿐이죠.

 

내가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들에 대해서 만이라도 스스로가 분명히 할 수 있다면 일상 속에서 나마 내 감정을 다듬고 내 본질을 깨달아 가는데 정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살다 보면 나 자신의 호불호를 나누는 작업이 의외로 쉽지 않다.좋고 싫음은 종종 변하기도 하고. 

 

사소해 보이지만 꽤 어려운 일이라 주제 상관없이 아무거나 생각 날 때마다 그걸 그 순간 어떻게 느끼는 지 천천히 짚어보는 것도 괜찮은 것 같다.

친근한 비유와 적절한 예시들 덕에 꽤 즐겁게 읽었고 내가 느끼는 것들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책.

 

기분을 씻는다는 건 중요합니다. 기분은 결과거든요. 뭣도 아닌 일로 욕을 먹어서 화가 났고, 억울하게 누명을 써서 서러웠고, 오늘 월급을 받아서 기분이 좋았고, 친구와 싸워서 슬펐고. 

...그래서 맥주로 기분을 씻어주는 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