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코코넛 @whitecoconut
T: / 문화생활기록
A A

No.79

재가 된다 해도

Written by 이정윤
Reading : 2019.04.25
■ Character | 최승주 & 유연서 

자신의 정략 결혼 상대로 만난 남주에게 첫눈에 반해서 결혼을 받아들인 여주. 하지만 쌍둥이 여동생 역시 남주에게 반해 결혼하겠다고 나서는 바람에 결혼 상대는 남주의 선택에 맡겨지게 되고, 두 자매와 한 차례 씩 데이트를 한 남주는 여동생 쪽을 결혼 상대로 지명한다. 상처 받은 여주는 처음으로 동생에게 크게 화를 내는데 바로 그날 동생은 교통사고로 사망하게 되고 그로 인해 여주는 동생 대신 남주와 결혼을 하게 되지만 동생에 대한 죄책감과 경멸을 숨기지 않는 남주 때문에 점점 피폐해져 간다.

그렇게 쇼윈도 부부로 지내던 중에 한번의 실수로 관계를 맺게 된 여주와 남주는 이후 육체적인 관계를 이어가지만 남주를 사랑하고 있던 여주와 달리 여주를 계속 냉대하는 남주. 마음 고생하다가 큰병이 생긴 여주는 남편이 없는 곳에서 쓸쓸히 죽음을 맞고, 이후 남주와 만나기 직전으로 회귀해서 진행되는 내용인데 나름대로 찡한 맛도 있고 흥미로웠다.

 

회귀 전에는 속을 알 수 없던 남주였지만 그래도 설마했는데 관계중에 죽은 동생 이름으로 부른 장면은 욕이 나올 수 밖에 없었다. 설마 트루럽인가? 하는 마음에. 다행히도 후반 회귀 후에 참사랑꾼인 남주의 모습과 숨겼던 마음이 드러나면서 이 역시 오해를 위한 요소였다는 게 드러나지만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불호였던 부분이었다.

 

여주가 많이 안타까운게, 여주네는 도대체가 어떻게 되먹은 집안인지 그냥 자매도 아니고 쌍둥이인데 무슨 차별이 저렇게 심하게 하나 싶었다. 성격이 반대라고해도 이해가 안갔음. 여주 동생도 너무 싫었고. 아무튼 회귀 후에 자신의 욕심 때문에 모든 게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한 여주는 남주와의 결혼을 바로 포기하지만, 도리어 남주가 여주에게 매달리고 집착하면서 전과 다르게 진행되는데 이 흐름이 좋다.

그리고 알고보니 남주 역시 회귀한 것. 여주에 대한 마음만큼은 참사랑이었는데 이전 생에 입덕부정을 너무 길게 하는 바람에 그 사이에 여주를 잃고 처절하게 후회하다가 스스로 세상을 등져버린 남주. 사랑이고 자시고 여주 고생시킨거 생각하면 괘씸하지만 이 무렵 후회하면서 망가지는 꼴이 꽤 볼만했어서 조금 불쌍하긴 했다.

 

아무튼, 회귀 후에는 심하게 반성한 만큼 입덕 부정 하나 없이 여주에게 반했다고 인정하고 열심히 들이대서 좋았음. 남주 시점의 외전도 마음에 들었다. 절절한 장면이 많아서 그런지 등장인물의 달달함이 부족한 게 조금 아쉽지만 단권 분량에 대비해서 내용 자체는 알찬 남주 후회물이었다는 감상. 만족스럽게 잘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