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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 / 문화생활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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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36

설탕 중독

Written by 얍스
Reading : 2017.12.31

 

■ Character | 강차현 & 유설영 

돈 많고 잘 생겼지만 성격 나쁜 남주가 여주에게 미쳐있는 것으로 시작. 

학창 시절부터 여주에게 강압적으로 계속 들이대다가 감정을 인정하고 결혼 하자며 매달리는 상태. 내내 거부했지만 남주가 퍼부어대는 감정에 취해 자신도 사랑하게 되었다고 깨달은 여주가 청혼을 받아들이는 순간, 남주가 사고를 당해 기억을 잃어 버린다. 

그도 모자라 여주를 막 대하던 학창 시절의 모습 그대로 돌아가 버린 상태로 진행되는데, 기억을 잃은 남주가 내가 이런 애를 왜 좋아하냐며 여주에게 막말을 해대고 과거 철 없던 열 여덟의 절제 없는 때로 돌아간 남주에게 상처 받은 여주가 차라리 이 기회에 헤어지겠다며 떠나려고 하자 본능적으로 미친 듯이 집착을 하는 남주. 그렇게 몇 번을 반복하다 기억을 되찾고 여주에게 바짝 엎드려 빌고 다시 잘 되는 흐름이다. 

 

남주가 여주에게 집착하는 이유가 단순 얼빠는 아니고 여주의 냄새인지 향기에 환장해서 여주에게만 발정 한다는 건데.. 장르 속 남주란 원래 그런 존재이니 무조건 여주를 사랑하는 것이 개연성이지 하는 마음으로 눈을 내려 놓고 봐야 속이 편하다. 

여주가 괜찮은 캐릭이었다면 남주의 행동에 분노 했을테지만, 다행(?)스럽게도 여주 또한 별로 였기에 마음 편히 볼 수 있었다. 

'너 싫어! 나쁜 새끼 그래도 사랑해 엉엉ㅠㅠ' 이런 류의 감정 과잉 행동을 꾸준히 반복하는 여주 덕분에 끊임없는 도돌이표를 보는 느낌이었음. 말로만 싫다고 할 뿐, 몸만 닿으면 난리인 여주를 보면서 얘는 도대체 뭘 어쩌자는 건지 싶었고.. 그딴 모친과 연을 끊지 못해 끌려가던 것도 본인이면서 남주가 자기 모친의 부탁을 들어줬다고 성질 부릴 때는 뭐 이런 게 다 있나 했다. 

남주가 기억을 잃었던 부분에서는 청승도 그런 청승이 없고. 그 와중에 첫사랑이었다는 서브 남까지 등장해서 또 대환장. 마지막까지 서브 남을 왜 끌어들였는지 여주를 이해 할 수가 없었다. 하기도 싫었지만. 

 

아무튼, 여주가 자기 연민이 대단한 타입이라서 동정심이 전혀 들지 않았다. 

초반에만 미친 놈처럼 굴었을 뿐인 남주에게 오히려 동정이 갈 정도였음. 미친자 같아 보이는 남주는 그저 입만 더러울 뿐.. 기억을 잃었을 때도 난잡한 시늉만 했지 그 난장 파티 속에도 여주 생각만 하느라 다른 사람은 건들지도 않고 여주에게만 덤비는 몸 가짐의 어디가 나쁜 남자라는 것인지, 내 눈에는 조신하기 짝이 없어 보였다. 여주 만나기 전은 논외.

장르 불문 순정 쓰레기 캐릭터는 매우 좋아하는 취향이기 때문에 내 기준, 여기 남주는 괜찮은 편이었다. 나름 매력 있었음. 

 

뭐 그렇다 한들 남주가 자꾸 여주만 보면 강아지 같다며 귀여워 하고, 사랑스러워 미치겠다는 식으로 여주의 매력을 자꾸 끌어내려 하는 부분들은 공감 할 수가 없어서 힘들었다. 정말이지.. 느네 애인 느그 눈에나.. 하는 느낌으로 코웃음을 치게 될 정도로 유난스럽다. 

 

본인들 사랑 타령 때문에 주위에는 엄청난 민폐를 끼치는 커플이 아닐까 싶었음. 주변 캐릭터들이 고생이다 정말. 

여주의 남사친이나 첫 사랑인 서브 남도 참 고생. 게다가 여주 이외의 여자 캐릭터들은 남주에게 매달리는 악조 or 남자에 환장하고 멍청이들로만 나온 것은 좀 옛스러웠다. 

 

내 기준 초반은 순정 쓰레기로 잘 그려진 남주 캐릭터의 미친 짓과 음담 패설이 캐리해서 어느 정도 흥미로웠고 지루함은 없었으나 뭔가 자극적이고 치명적인 것처럼 쓰여진 것 치고는 여주의 감정 과잉이 재미를 조금 깎아 먹었다는 생각이 든다. 분량 대부분이 씬 인 것도 남주의 더티토크 덕분에 볼만했을 뿐, 나중에는 조금 대충 지나가긴 했음.

아무튼 그래도 보기 드문 순정 쓰레기를 구경하는 재미가 있어서 잘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