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코코넛 @whitecoconut
T: / 문화생활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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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26

관계의 정의

Written by 라인하
Reading : 2017.12.18

■ Character | 민윤재 & 이성윤 

친구인 남주를 짝사랑하던 여주가 결혼할지도 모른다는 남주의 소식에 육체적 관계만이라도 좋다고 고백하면서 진행되는 이야기인데 재미있다.  

후폭풍 적립을 착실히 해가는 남주가 여주에게 정신없이 빠져드는 게 좋았으나, 여주의 자존감이 낮은 편이라 다정하게 변하는 남주를 보면서도 안 좋게 받아들여서 꼬이는 부분이 있어 답답한 점이 있다.  

이래야만 이야기가 진행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지만, 본인이 먼저 들이댔으면서 남주만 나쁘게 만드는 부분은 살짝 불호였다. 심정은 이해가 간다만. 

남주는 초반 못 되먹은 언행과는 반대로 날이 갈수록 여주를 보면 예뻐 죽겠다고 좋아하는 티를 내며 난리도 아니다.  

여주에게 뭐 해주지 못해 안달인 남주와 개인사까지 겹쳐 속이 곪아버린 여주. 이 둘의 온도와 속도가 참 다르다. 

남주가 조금 나쁜 녀석처럼 굴긴 해도 덜 자랐을 뿐, 사랑을 받을 줄 모르는 이유도 성장 과정 때문이라 이해할 수 있게 그려졌고, 어머니의 일을 계기로 여주가 떠나는 전환점에서 무너지는 남주의 모습까지 뻔하지만 즐거운 부분이다. 

남주가 후회하면서 처절하게 매달리고 반성하는 과정들이 볼만했지만 나중에는 과하다 싶을 때도 있다. 입만 살았을 뿐인 남주라서 처음부터 되레 여주에게 더 절절 했다고 느껴졌고, 초반 이후로는 내내 여주에게 빠져서 좋아죽는 모습 뿐이었던 지라 행동에 비해 몇 배는 더 과하게 후회하는 느낌. 5년 넘게 반성할 정도인가?? 하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여주가 한번이라도 제 마음을 정확히 표현했으면 몰라도, 여주 역시 속마음만 애탈 뿐, 말로 표현하지도 않았고 남주에게 진심을 제대로 보이면서 잘해보려고 노력한 것도 없어서 별로 였음. 

오히려 강한 피해 의식과 낮은 자존감, 자기 방어에 급급해서 남주의 변화를 보면서도 의심만했으니 남주 탓만 할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딱히 나쁘다고 할 만한 점은 없었던 남주지만, 어쨌든 후회를 하고 나서 바람직한 사랑꾼이 된다는 게 장점인 듯. 

남주가 꽤 마음에 들었고 변하는 과정도 좋았다. 

씬이 많은 편인데 초반부터 남주가 여주와 하는 걸 너무 좋아해서 참..ㅎㅎ.. 아무튼, 오랜만에 읽은 남주 후회물인데 상당히 흡족했다.

 

No.27

아찔한 결혼 : 어느 검사의 결혼이야기

Written by 라임정원
Reading : 2017.06.03

■ Character | 서태윤 & 이혜나 

살인의 누명을 쓴 아버지를 위해 홀로 고군분투하는 여주, 그런 여주를 보며 자신의 형도 같은 배후에 당했기에 지나치지 못한 검사 남주. 어린 여주를 보호하기 위해 위장 결혼을 제의하고 시간이 흘러 성년이 된 여주와 남주의 감정과 이성의 벽이 점점 허물어지는 흐름. 

둘의 나이 차이가 10살 정도인 커플이지만 그에 걸맞게 남주가 상당히 멋지고 든든하다. 살짝 능글거리기도 하고. 보통 나이차이 많은 연상연하는 피하는 편인데 여기서는 정말 멋있는 그런 어른 남자 특유의 분위기가 느껴져서 좋았다.  

자신의 형과 여주의 아버지를 공격한 권력을 단죄하기 위해 오랜 시간 공들이며 준비하는 남주와 스스로 불의를 바로 잡겠다고 열심히 공부하는 법학도 여주 캐릭터는 물론, 사건이 풀리는 과정도 괜찮았다. 

둘의 사랑과 에로도 알차게 잘 들어가 있어서 좋았는데 아쉬운 점은, 이게 오래 된 작품인 것인지 대사들이 좀 옛 스러운 느낌이 있다는 점. 좋게 보면 클래식하다고 할 수도 있는데 개정판을 봐서 인지 그나마 중간에는 나름 세련된 대사도 있었으나 전체적으로는 살짝 연극 대사처럼 장황하거나 일반 대화에서는 볼 수 없는 사족이 붙은 말을 나누다보니 긴장감이 높은 장면에선 조금 몰입이 안될 때가 있었다. 그래도 전체적인 설정과 내용이 마음에 들었던 작품.

 

No.28

봄과 꽃

Written by 김매리
Reading : 2017.04.22

■ Character | 곽성준 & 이혜린 

구매 당시 그 주 베스트길래 샀던 작품. 문체가 건조해서 그런가 전후 관계가 뚝 잘려진 것 같아 다소 불친절하다는 느낌이었다. 화자인 여주 시점으로 서술되느라 남주가 '그 남자'로만 지칭되어서 접하는 게 전부라 남주가 정말 나쁜 놈으로 보임. 남주라기보다 스쳐가는 악당 조연같기도 했고. 내용도 화자가 여주인데도 남의 일 말하듯하니까 여주 심리가 크게 와닿지는 않았다. 

후반에는 여주 시점과 함께 남주의 뒤늦게 나타난 딸 시점으로 교차 진행까지 되는데 이건 살짝 정신없었다. 이야기 자체는 단조로운데, 빚 때문에 남주에게 팔려 온 여주가 몸만 주는 관계로 지내지만 점점 정이 들고 사랑을 느끼고 거기에 악당처럼 보이던 남주가 조금씩 변하는 모습을 보는 재미. 초반에는 지루했는데 중후반엔 꽤 몰입해서 읽었다. 

여주와 남주 딸 사이의 유대 관계와 여주와 남주 사이의 감정이 느리고 건조하자미나 변해가는 과정은 나쁘지 않았다. 

문제는, 그렇게 잘 나가나 싶더니 남주가 홧김에 거대 지뢰를 투척 하는 부분이 있어서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릴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여주한테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었는데 굳이? 싶었기도 했고. 아무튼, 남주가 반성하고 후회해서 여주가 떠나고 그 앞에 나서지도 못하고 절절한 건 잘 보여줬지만, 역시 남주 본인 시점이 없기에 대형 지뢰에 대한 참작을 하기에는 부족했다.  

물론 여주가 굉장히 덤덤하고 남주도 나중에야 몹시 잘하지만 그래도 외전이 있어야 더 괜찮지 않을까. 전체적으로는 볼만했으나 뒷맛이 묘하게 찜찜했던 느낌이었다는 감상.

No.29

이웃집 준서

Written by 민서은
Reading : 2017.04.22

 

■ Character | 이준서 & 유채린 

천원짜리지만 알찬 단편. 20여년 옆질 누나와 남동생으로 지내던 남주와 여주. 남주의 작은 계략으로 여주가 넘어가면서 하룻밤을 지내고 살짝 오해했다가 여차저차 잘되는 내용. 

어릴 때 부터 옆집누나에게 반해서 내내 기회보던 남주가 귀여웠다. 우렁 각시처럼 밥 챙겨주고  오랜 순정 꺼내드는 류는 뭐든 좋은 것. 짧아서 가볍게 보기 괜찮았다. 

남주와 여주가 소소한 대화를 잘해서 잔잔한 이야기 임에도 내용이 지루하지도 않았고. 여주 새어머니가 시한부다보니 슬픈 부분이 나올까 했지만 적당히 찡한 느낌만 깔려있고 뭐 어떻게 되었다 거나 하는 모습으로 마무리 되지않아서 그냥 잘 살겠거니 하게 보여주는 매듭도 좋았음. 개인적으로 남주와 여주 모두 괜찮게 느껴진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