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코코넛 @whitecoco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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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or: Ragnarok, 2017

 

이번 불금을 기대하게 한 영화. 처음 4DX로 관람해보았는데.. 집중 안될까봐 걱정한게 무색하게 그 동안 왜 마블 영화를 4dx로 안 보았는지 자책이 들 정도로 신나게 감상했다. 영화도 신나고 극장 효과도 더해져서 즐겁게 보았음. 퇴근하고 바로 극장에 가느라 한 시간 가량 대기해서 좀 졸렸는데 영화 시작하자마자 개그코드가 뻥뻥 터져서 잠이 그냥 날아간 듯.

 

초반 액션도 좋고 수르트랑 대화 핑퐁치는 거 너무 웃겨서ㅋㅋ원래 토르 단독 시리즈가 이런 느낌이 아니었는데 이번 3편은 정말이지 개그가 숨쉬듯이 나와서 민망할 정도로 웃다가 나왔다. 시리즈 자체의 분위기가 확 달라졌는데 너무 마음에 들었음.

 

토르랑 로키 주연의 아스가르드 연극 어쩔...영화 속 연극 배우들 연기가 너무 소울 충만한데다 대사가 완전 2차 창작계야 뭐야.. 어디서 본 듯한 덕심이 느껴져서 원.. 그러면서도 로키의 마음이 투영된거라 생각하니 애잔하기도. 

오딘의 행방을 찾으로 지구에 들렀을 때 로키가 지구인들 눈치보는 것과 유명인사인 토르가 셀럽처럼 사진 찍어주는 장면도 웃음 포인트ㅋㅋ 닥터 스트레인지 등장은 조금 놀랐는데 정보 많이 안보고 관람해서 나오는 걸 몰랐는데, 이 분도 어째 단독 스토리보다 여기서 더 잘생겨보이고 무엇보다 이 짧은 씬에서 개그가 너무 알찼음 ㅋㅋㅋ 망치와 로키의 30분 낙하는 정말 큰 웃음 지뢰였다.

글래디 에이터같은 경기장 전투 장면은 개그도 그렇고 몰입도가 높았는데 강제 도전자가 되어버린 토르가 이발 당하는 장면은 정말 ㅋㅋㅋ 아니 스탠리 옹이 거기서 나올줄이야. 대사까지 완전.. 장발 양ㅇ치에서 짧은 머리의 까리한 도전자 모드로 변신한 토르는 매우 훈훈했고, 훌륭한 피지컬까지 더해지니 영화가 끝날 때까지 내내 눈이 호강하는 기분이었다. 어휴 멋있어...܀_܀

 

헐크 등장 때는 '아니 형이 왜 거기서 나와...?' 느낌이라 뻘하게 웃겼음.. 아니 정말 어쩌다 여기까지..? 망치 없는 토르가 쉽게 당할 것 같았는데 헐크와 호각으로 겨루는 모습이라 굉장히 즐거웠다. 이전 시리즈가 너무 약하게 나왔을 뿐 원작 따지면 이게 맞는건데 싶기도했고. 이 때부터 번개의 힘이 슬금슬금 보여서 기대감을 부풀리는 부분이었다.

 

웃긴건 또 다시 형의 뒤통수를 친 로키인데 ㅋㅋㅋ 느긋하게 경기 구경하다 헐크 등장에 또 안절부절 모드 된 것도 그렇고 [내가 저 기분이었어!] 라고 환호할 때는 너무 귀여워서 입틀막.. 이전 시리즈에 비해 토르는 심하게 멋있어진 반면, 헐크랑 로키는 왜 이렇게 귀여워진건지. 특히 헐크는 우리 집 꼬맹이 보는 기분이었다. 삐져서 흥흥 거릴 때 완전 똑같... 아, 정말 영화 내내 로키랑 헐크 최고 귀여웠다.

 

어벤져스ㄴㄴ리벤져스 조합들 나오는 장면마다 현웃음이 뻥뻥 터져서 정말 극장에서 이렇게 쉴 새 없이 웃은 적이 있나 싶었을 정도.그럼에도 가볍지만은 않게 진지한 요소들이 적절하게 잘 섞여 있어서 정말 괜찮았다. 

귀에 쏙쏙 들어오는 찰진 발음으로 'I am odin's first born' 이라며 두 형제 앞에 위풍당당하게 등장한 큰 누님 헬라. 정말 너무*100 강하고 멋지고. 배우가 배우라 그런지 분위기와 목소리까지 좋았다. 

 

시끄러운 남동생들 여유롭게 망치 깨면서 비웃어 주는 것부터 쩐다 싶었는데 헬라 등장 씬 마다 매력 넘쳐서 눈을 떼지 못했음. 부스스한 검은 머리에 다크 서클도 그렇고 살짝 열받으면 머리한번 쓱 넘기면서 뿔 나오게 하는 것도 무슨 전투모드 스위치 올리는 것 같이 괜히 멋있고. 이 멋진 언니가 빌런으로만 마무리 되다니 아쉬울 따름이었다. 계속 나오면 안되나요.(´;ω;`)

발키리와 헬라 회상 씬도 너무 좋았는데.. 전투 장면이나 영상미가 완전.. 게다가 4dx로 보니까 바람 솔솔 불어와서 괜히 더 느낌있었음. 발키리는 첫 등장부터 범상치 않더니 술꾼 설정인 것까지 신박했다. 

 

개인적으로 북유럽 신화 푹 빠져있던 적이 있어서 재 해석되어 나온 신캐들에게 소소한 흥미를 느꼈는데, 예를 들면 지옥의 여신 헬(=헬라)은 사실 로키의 딸, 함께 나온 거대 늑대 펜리르 역시 원래는 로키 자식이라는 점이라던가 초반에 수르트가 부리는 용이 요르문간드였다는 것이나 헤임달도 오딘의 자식인데..같은 것들이 생각나서 쏠쏠했다. 그러고보니 헤임달 검술 장난아니던데 능력도 그렇고 이번엔 캐릭터를 잘 쓴 것 같았다.

 

그렇게 라그나로크를 맞이한 아스가르드와 큰 누님의 희생(?)으로 사고뭉치 왕자들이 정신차리게 되지만, 생각해보면 이 모든 원흉은 역시 오딘이 아닌가 싶고.. 헬라 입장에서 보면 정말 짜증났을 듯. 까놓고 말해서 토르 집 나간거나 로키 비뚤어진 것도 그런데 헬라까지 보니 모든 게 오딘이 원흉이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배경이 된 사카아르 역시 다른 국가지만 아스가르드의 미러링 같은 느낌을 줘서 흥미로웠는데, 지배구조도 그렇고 그랜드마스터나 오딘이나 음흉한 게 똑같아서 의도한건가 싶기도 했다. 사람 좋은 척하는 것과 달리 제 이익 취하는 과정에는 차이도 없고, 차별도 마찬가지. 

아무튼, 후반부 오딘에게 네가 망치의 신이냐는 일침과 더불어 진정한 [천둥의 신]으로 각성한 토르의 전투 장면은 손에 꼽을 명장면이었는데 배경으로 깔린 레드제플린 음악까지 말 그대로 너무 힙해서 보는 내내 신이 났다. 

토르 너무 심하게 멋있는거 아니냐고...(ू˃̣̣̣̣̣̣︿˂̣̣̣̣̣̣ ू).. 번개 최고...

거기다 동생에 대한 신뢰가 하나도 남지 않은 토르 앞에 그 조차도 통수를 치겠다는 듯, 구원자처럼 등장한 로키도 너무 훈훈했고, 돌아온 발키리와 귀염둥이(?)헐크까지 리벤져스 정말 좋았다. 개인적으로 두 형제가 화해 루트를 탄 것도 만족스러워서 토르가 다시 동생바보로 돌아오면 좋겠다는 욕심도 살짝.

 

아스가르드의 주체를 변환하고 새로운 토르를 재탄생 시키며 모든 캐릭터를 너무나도 매력적으로 그린 이번 라그나로크를 보며, 이런 구성의 재미라면 더 나왔으면 싶은데 앞으로 나올 단독 스토리 예정이 없다는 게 안타까울 뿐이다. 쿠키도 그렇고 남은 건 역시 인피니티 워 뿐인가 싶어 아쉽지만, 각성한 신의 힘으로 얼마나 멋지게 활약할 지 기대가 된다. ☻

 

 

그나저나 생각할수록 도와줘 작전 너무 귀엽고 웃겨...(*´ლ`*)