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코코넛 @whitecoconut
T: / 문화생활기록
A A

스윗 스팟
Written by 보이시즌
E-Book Info : 2016.12.23 | 비하인드 출판
■Character | 윤건영 (攻), 남원우 (受)
더보기

#야구선수공 #마스코트수 #연하공 #연상수 #짝사랑수 #재회물 

 

 프로구단 ‘엠보 엘리펀츠’의 에이스 투수, 윤건영. 그는 부쩍 제 주위를 알짱거리는 구단 마스코트 ‘펀즈’가 거슬린다. 그저 업무의 일환이라기에는 ‘펀즈’의 행동 면면이 예사롭지 않다. 그러던 어느 날, 윤건영은 우연히 펀즈가 탈의하는 모습을 목격하게 된다. 의뭉스럽던 비만 코끼리의 정체는 뜻밖의 인물이었다.

 

-출처 : 리디북스-


훌륭한 외모와 뛰어난 실력으로 인기가 높은 엘리펀츠의 에이스 투수 주인공 윤건영과 프로구단 엘리펀츠의 마스코트 '펀즈' 로서 응원을 담당해온 주인수 남원우. 

 

오랫동안 한팀에서 프로 선수와 팀 마스코트로 있었음에도 접점이 없던 두 사람이 어떤 계기로 인해 가까워지며 연애하는 이야기로 고교 시절에도 야구부 선후배 사이였지만 데면한 관계였고 윤건영의 실력에 반한 남원우의 희생타가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이 중요한 과거인데.. 말이 좋아 희생타지, 본인 미래와 바꾼 것이나 다름없어 보여서 짠했다.

 

윤건영 입장에서도 인생의 전환점으로 강하게 기억하는 경기였으면서 정작 당사자인 남원우를 잊고있었다는 게 조금 얄미웠다. 물론 금방 기억해 내지만.

 

남원우 캐릭터가 꽤 괜찮았는데, 몇 년을 마주쳤는데 이제야 존재감을 알아챈 세상 최고 둔탱이를 짝사랑하는 것이나 여러가지 안쓰러운 상황에서도 어떤 청승이나 구질구질함이 느껴지지 않아 좋았다. 그런 성격 때문인지 윤건영이 더 안달내고 구차해져서 즐거웠고.

윤건영을 오래 좋아해 온 사실을 들키고 나서도 수치스러워하는 게 아니라 그게 뭐? 좋은 걸 어쩌라고? 하는 식이라 할말 없게 만드는 것도 매력있었다.

주변사람들에게 예쁨 받는 스타일인데 본인은 쿨하지만 주위에선 우쭈쭈 하는 게 있다. 윤건영도 남원우만 보면 다람쥐 타령을 해대는게 왠지 보듬어주고싶은 매력에 빠진 듯한 느낌이었음. 둘이 전화번호 저장 이름도 다람쥐랑 소나무인 것도 은근 닭살..

 

윤건영 캐릭터는 실력과 외모 말곤 도통 좋은 구석이 없기 때문에 호불호가 생길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꽤 귀여워서 마음에 들었다. 수에게만 하는 행동들이 (내 기준) 귀여움이 넘쳤다. 

 

“나랑 잘래?” 
“응.” 

여지없이 똑같은 대꾸가 돌아온다. 일말의 망설임도, 무게감도 없는 대답이었다. 
윤건영은 피식 얕은 웃음을 터트렸다. 

“큰일 날 사람이네. 뭐라고 하는지 알고나 대답하는 거야?”

(중략)
원우의 표정은 이상하리만치 덤덤했다. 동그란 두 눈으로 윤건영을 똑똑히 직시해온다. 

“응, 알아.” 

뜻밖의 대꾸에 윤건영이 되레 멍해졌다.

“무슨 소린지 제대로 알아들었다고.” 

 

사귀기 전이나 이후나 열렬한 애들인데 그 중 첫 씬이 좋았던 건, 윤건영이 자신의 별명과 징크스를 들먹이며 [나랑 잘래?] 라고 툭 던졌는데 남원우가 아무렇지 않게 받아쳐서 되레 당황하는 것도 그렇고, 윤건영이 못참겠다는 듯 남원우를 몰아붙이는 묘사들이 흐뭇했다.

근데 아무리 운동 선수라도 그렇지 윤건영 절륜도가 심해서 작작해라 싶긴했다. 남원우도 기초 체력이 일반인 보다 좋을텐데 너무 힘들어보였음...남원우가 윤건영 품에 쏙 들어가는 듯한 덩치 차이 묘사들 때문에 더..._ 

 

등판 전에는 꼭 ㅅㅅ를 해야한다는 윤건영의 그 뭣같은 징크스는 본인 사정일 뿐, 히치하이커니 뭐니 가볍기 그지없는 별명이 붙은 걸 보면 잘도 굴러다녔구나 싶어서 혀를 차게 된다. 하지만 남원우와 만난 후론 문란한 생활을 청산하며 매번 남원우만 찾으니 봐 줄만하다. 본인이 한건 생각 못하고 질투를 엄청나게 해대는 게 웃기기도 했고. 둘이 다투거나 한 침대 못쓰면 경기 개판 치는 윤건영이 정말 우스워서ㅋㅋ 

구여친 문제를 남원우가 아무렇지 않아하니 되레 열 받아 난리치는 거나, 남원우를 동경하는 후배가 나타나자 온몸으로 질투하며 별별 구차한 행동과 유치한 말을 일삼는 게 하찮아 보인다. 화난 남원우가 꼴 보기 싫다고 하니까 충격받고 동공 지진 난 장면은 정말..(*´`*) 

 

몸뿐인 관계처럼 굴지만 키스도 먼저 하려 들고 거부 당하면 삐지고, 먼저 찾아다니고 치근거리고. 특히 치킨 사준다는 둥 먹을거로 꼬시는 것까지 너무 우스운데, 원우 마음을 알자마자 먼저 사귀자고 미는 등..뭐랄까, 윤건영은 몸만 컸지 속은 정말 애보다 단순한 녀석이었다. 그래서 귀여웠지만.

 

닿았던 입술은 금세 떨어져 나갔다. 멀어져가는 얼굴이 어딘가 모르게 고집스러워 보였다. 

“미친. 이게 무슨 짓이야?” 
“난 가끔 좀 들켰으면 좋겠어.”

혼잣말처럼 중얼거린 한마디가 괴이하리만치 선명하게 꽂혀든다. 무슨 무책임한 발언인지. 

 

윤건영 뽀뽀 귀신된 것도 내 웃음 포인트인데, 시도 때도 없이 남원우에게 붙어서 물빨핥 해대니까 글만 봐도 간지럽다. 입술은 디폴트고, 볼이나 정수리 등등 눈에 보이는 구석구석 뽀뽀 해대는 장면 묘사들 때문에 꿀이 묻어나는 느낌. 애를 가만두지 않는다 정말. 

 

사귄 이후는 더 심해져서, 밖에 다닐때도 꼭 깍지끼고 다니고, 매일매일 전화 열심히 하고, 남원우가 뭐하는지 일거수일투족을 다 캐고... 나 없는데서 술먹지 말아라, 아무나 만나지 말아라 등등.. 갈수록 집요해지는게 아주 대단한 집착공 나셨다는 생각이 들었음. 

그도 모자라 남들한테 들키고 싶다는 둥 하는데 정말 애다 애ㅋㅋㅋ 

남원우가 이런 걸 다 받아주다 보니 다른 데선 티가 잘 안나지만, 이런 데서 연상연하의 묘미가 느껴진다.

 

애정결핍과 인간 불신이 있는 윤건영이 치부인 가족사나 다른 조건 상관없이 오로지 자신만 생각하는 남원우의 사랑을 깨닫고, 정말 소중한 것 처럼 [너 밖에 없다] 며 세상 유일한 것처럼 집착하니까 이해도 가고 찡하기도 하다. 윤건영이 기억하는 중요한 순간들엔 남원우가 항상 함께 했다는 설정까지 있으니 원우만 보면 본능적으로 치댔나 싶었다.

 

남원우 역시 그렇게 좋아하는 야구를 못하게 되고 집안 문제로 이래저래 힘들게 버틸 때도 윤건영을 보면서 위로를 받은 듯 하다. 

자신도 겪어서 그런지 부상을 당한 윤건영을 위해 재활 치료 공부를 시작하는 것도 무기력했던 전과 달리 발전된 방향으로 애정을 키우는게 예뻐 보였다. 

 

일상 연애물이라도 약간의 오해와 갈등, 윤건영의 부상 등 둘의 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굴곡도 있기 때문에 지루하지 않지만, 호불호가 갈리는 설정이나 장면들은 확실히 있다. 일단 주인공이 꽤 문란했던지라 초반 다른 이성과 관계하는 장면이라던가, 구여친 등장 등 살짝 모럴 없어 보이는 부분들이 있음. 별 의미도 없고 이후는 내내 수에게만 충실해서 감정적으로도 아쉽지 않아서 신경쓰이지는 않았다.

 

알게 모르게 서로의 인생에 많은 영향을 주고 받는 사이였다는 관계성도 괜찮았고, 남원우의 오랜 짝사랑이 애틋하기도 하고 진행될수록 윤건영의 사랑 역시 무시무시하게 커져가는 게 잘 느껴져 즐겁게 읽은 작품. 

 

그때 그건 내 일생일대의 희생타였어
더보기
01
윤건영은 살짝 고개를 돌리고 원우를 봤다. 고른 숨소리가 귓가에 달게 감겼다.
바보냐,작게 핀잔하는 소리가 원우의 이마 위로 떨어진다.

“누가 그걸 희생타래. 윤건영 인생에 다시없을 적시타였는데.”

하여간 그는 자기 자신을 너무 과소평가하는 면이 있다.상대가 자신에게 얼마나 빠져 있는지도 모르고.

02
“기억났다고?”

윤건영은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내가 선배라는 것도 알겠네?” 
“그렇게 되는 건가?” 
“근데 어디서 반말이야? 새까맣게 어린 새끼가.”

순간 윤건영의 어안이 벙벙해졌다. 막돼먹은 궤변이라도 들은 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