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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실점
Written by 무공진
Publication date : 2017.02.24
Book spec: 1~4권 완결 | 574/569/572/578p
■Character  | 최태한 (攻), 강이준 (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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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사 사장의 제안으로 국내 최고의 기업 HS그룹에서 자동차 광고 모델을 찾는다는 이야기를 들은 강이준은, 얼마 전 미국에서 돌아와 자동차 사업을 맡은 HS그룹의 차기 후계자 최태한 전무와 만나게 된다.  

그리고 최태한으로부터 9년 전 미국에서 유학하던 시절 약에 취해 그와 관계를 맺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강이준은 충격을 받지만, 아무도 모르는 강이준의 그런 과거를 덮어주겠다는 최태한의 조건을 받아들이며 그와 스폰 관계를 맺는다.

그렇게 시작된 관계이기에 최태한과 철저하게 선을 그으려 노력하는 강이준. 하지만 함께 있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다정하고 세심하게 대해주는 최태한에게 겉잡을 수 없이 빠져든다. 

그리고 강이준의 마음을 눈치 챈 최태한은 이준의 감정을 거부하지 않고 더욱 다정하게 굴며 그를 갖고싶다 말한다.  때문에 강이준은 서로가 같은 감정이라 믿으며 곧 진실된 관계로 이어지리라 기대한다. 

하지만 얼마 후, 최태한의 결혼 소식을 듣게 된 강이준은 큰 충격을 받고 더 이상 이러한 관계를 유지할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최태한은 결혼 후에도 둘의 관계를 지금과 같이 지속할 것을 요구해온다.


소장본부터 덜컥 예약했는데 꽤 시간이 걸려 받긴했어도 양장본이라 그런지 디자인이 예뻐서 흐뭇한 책. 특전 일러가 예쁘다. 전자책 일러도 좋았음.

두께에서도 느껴지지만 분량이 상당해서 읽을 시간이 마땅치 않아 봉인 상태로 좀 오래 두었는데 드디어 완독한 기념 리뷰. 

 

처음으로 좋아한 사람이 전무님 같은 분이라는 게, 무슨 벌이라도 받는 기분이에요

주인수 강이준. 연극 배우 출신의 톱 배우. 배우이니 아주 잘생긴 건 당연한데 순한 느낌의 외모인 듯. 말투나 행동도 순하고 고운 느낌이다. 성격 자체는 순하다기보다 모나지 않은 정도의 느낌. 본인 일 외에는 무심한 것처럼도 보였다. 자기 팬이라는 후배의 일이나 매니저들에게 하는 거보면 적당히 잘하지만 어느 정도는 무심해 보였음. 예의가 바른 걸 수도 있는데, 이런 절제된 행동이 최태한 앞에서는 과하게 나와 살짝 소심하게 보인다. 신인배우면 몰라도 나름 공고한 위치의 스타인데 어째 한 번도 세게 나가질 못하는지 이해되지 않아서, 도망 이후에야 비로소 매력이 느껴졌다. 취향은 아니었으나, 갈수록 어쩐지 보듬어주고 싶은 기분이 드는 사랑스러움이 있는 캐릭터.

 

―난 좀 두고 볼 겁니다.내가 어디까지 가는지 좀 보려고.

주인공 최태한. 재벌 3세 다이아몬드 수저. 능력까지 출중하다. 형과 형수의 끊임없는 견제로 종종 귀찮은 일을 당함. 날 때부터 가진 자답게 정중하고 매너있어 보이지만 약간의 모럴리스와 자기 중심적 사고가 강하고 오만함을 가지고있다.

초반에는 정말 냉정하다 못해 무서운 분위기도 있었다. 강이준에겐 저렴한 말들도 곧잘 하는데, S기질이 있는 거같기도하고... 그래도 거친 단어는 잘 안 쓰고 매너있는 편. 유일하게 하는 욕이 시ㅍ 이다보니 한남동 ㅅ팔남이란 별칭이 생긴 듯ㅋㅋ 흥분을 못참고 탄식처럼 뱉을 땐 나름 좋았다..^^; 정중하게 엿먹이는 걸 참 잘해서 마음에 든 캐릭터.


*스포 주의*

이야기는 전체적으로 주인공수의 감정과 제대로 연애하기까지의 과정이 주가 되어있어서 주인공의 기업이나 주인수의 연예인으로서의 일 등 커리어적인 배경에 대한 에피는 전체 분량에 비해 많지 않다. 그래서 복잡하지않아 수월하게 읽힘. 오로지 주인공수의 감정과 연애에 초점을 맞춘 것이 좋았다. 

초반부터 최태한은 조금 무섭긴 해도, 강이준을 아주 특별하게 대하며 종종 질투하기도 하고, 널 갖고싶다는 둥 하며 대놓고 꼬신다. 거기다 강이준에게 문제가 생길 때마다 척척 도와주고 세심하게 챙겨주니까 강이준이 최태한에게 빠지는 건 너무나도 당연했음.

 

시간이 지날 수록 넘치는 감정을 숨기지 못하는 강이준과 그런 강이준을 예쁘고 사랑스럽다고 하는 최태한. 

초반은 이런 달콤한 느낌의 감정선이 보이지만, 그 이면에 강이준이 있고 없을 때의 온도차가 상당히 큰 최태한의 모습에 긴장하게 된다. 

정말 속이 너무 시커먼 느낌이다. 강이준에게 잘 해주면서도 아리송한 말을 하는 최태한이기에 어디까지가 진심인지도 가늠이 안되고.

그렇게 하나 둘 의뭉이 쌓여서 그런지 초중반의 에로틱한 장면들도 어쩐지 뜬 구름같아서 즐겁게 볼 수가 없었다. 다 읽고 나선 일단 이 때의 씬들도 순간만큼은 진심으로 좋아하던 게 맞는거 같긴 해서 다시 들춰보긴했다.

 

날 더 좋아할 수있어요?
내가 만족할 만큼. 그만큼 더 좋아할 수 있느냐는 뜻입니다.
내가 더 가지려고 해도 상관없어요?

 

강이준을 곁에 두고나서 그에게 할애하는 시간과 노력이 예상과 다르게 점점 많아지니까 스스로 조절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최태한. 

그러면서도 선을 넘지 않으려는 강이준에겐 되레 부채질을 한다. 

이준의 마음을 전부 가지려고 온갖 달큼한 말을 흘리는 걸 볼 땐 몰랐는데, [과자 집이 잘 만들어지고 있다]는 식의 살짝 크리피 한 말을 하길래 보통 나쁜 놈이 아니구나 느꼈다. 

강이준이 가장 거부감을 느끼는 [불륜]이라는 허들을 허물기 위해 최대한이 굉장히 공을 들였다는 것을 알려주는 말이라 속 시커먼 계략 공을 기대할 수 있어 즐거웠다. 거기에 꽤 오래 숙성된 집착까지 베이스로 있었다는 점과 미국 사건은 최태한이 꾸민 짓이라는 ~카더라가 나왔을 때는 와....진짜 나쁜놈이다 쩌는데?(*´ლ`*).. 하는 두근거림까지.

사실은 오해라서 그 정도 악당은 아니었다는 점이 다행 아닌 다행이었지만. 

 

이준이 조금 곤란을 겪던 촬영 에피같은 것도 배후에 뭔가 있을 것같은 분위기가 있어서 이런 것도 흑막은 주인공이 아닐까 기대했으나, 최태한은 강이준에 대한 사랑만 넘쳤던 녀석일 뿐..그렇게 나쁜놈이 아니었다. (아쉽게도)

 

아무튼, 강이준의 넘치는 사랑이 가득했던 초반부. 최태한은 이런 이준의 마음을 기쁘게 받아들이며 다정하게 굴지만 실제는 감정을 화수분처럼 폭발시킨 강이준과 달리, 제 감정은 한 톨도 꺼내지 않는다.

강이준의 사랑만 취하려들고 본인은 감정 하나 소모 안하려 고집부리는 것은 확실히 분노를 유발시킴.

 

▸ 낭만적인 생각을 했어요? 내가 강이준 씨를 위해서 내 평판, 지위를 모두 버리고 결혼 같은 것은 영원히 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아니 잖아. 그런데 뭐가 문제야. 뭐가 문제라서 지금 이렇게 우는 겁니까. 

▸ 예뻐해 줬으면 됐지, 내가 강이준 씨를 좋아하기 까지 해야합니까? 

▸ 나 준다며. 그럼 내 거지. 몸도, 마음도 다 날 준다면서. 그럼 내 건데, 왜. 나한테 너 가지면 나도 줘야 한다고 말한 적 있어? 

▸ 내가 포기하지 않아도 되는데 왜. 네가 포기하면 되잖아. 네 그 같잖은 도덕심만 버리면 되는데, 그것 대신에 내가 가진 걸 포기하는 게 과연 효율적인 일일까. 난 잘 모르겠는데. 

.....😰

 

강이준이 넘쳐흐르는 마음을 멈추고, 모든 관계를 끝내려 하자 최태한은 받아들이지 않고 놔주지도 않는다. 

그러면서나중에 후회할 대사들을 차곡차곡 적립시키는 꼴을 보이니 저거 어쩌려고 저러나 싶음. ಠ_ಠ

최태한의 이런 대사들은 재수없는 것이 분명한데.. 확실히 치이는 요소이기도 해서 앞으로가 기대되는 즐거움이 있다. 

개인적으로 못된 대사들이 너무 취향이었음..거기 더해 항상 존댓말 하는데 종종 나오는 반말같은 것도 은근 좋았다.

[이준아..왜 허락 없이 반말하고 그래]  <<는 그 중에서도 여러의미로 상당히 기억에 남는 대사 중 하나.

 

아무튼 강이준은 최태한의 마인드에 상처받고, 미국에서의 오해까지 더해지는 바람에 감정이 뒤짚어지는데 그 과정이 즐겁다. 

특히 강이준이 도망 치는 부분들이 정말 재밌었음. 

도망을 너무 잘 쳐서 감탄이 나올 정도였다. 몹시 지능적이고 프로페셔널하게, 적당히 엿도 섞어가며 최태한을 물먹이니까 어쩐지 좀 통쾌했다.

개인적으로 전무님 사랑해요 모드의 강이준보다 어디 한번 해보라며 욕설을 내 뱉는 강이준 쪽이 훨씬 더 취향이었다. 순한 강아지인 줄 알았는데 멋진 들개였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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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말 안하다가 내가 먼저 찾으면. 그땐 어떻게 될 것 같은데?" 
-...그땐 어떻게 됩니까. 

"몰라서 물어?" 
-그럼 해 봐. 

"...뭐?" 
- 해 보라고, 씨발 새끼야.

 

읽는 나도 입틀막한 장면. 최태한은 얼마나 당황스러웠을까. 아니면 강이준의 또 다른 매력에 치였을지도 모르지. :)

오만했던 공이 한 방먹고 충격에 부들거리는 장면은 뭐가 되었든 신나는 것.

그렇게 처음의 쿨한 모습들이 하나 둘 사라지고 질척거리는 행동과 감정 조절 못하는 모습의 최태한도 몹시 좋았다.  

그 과정에 흘러나오는 후회의 분위기가 정말 좋았음. 어지간해선 주인공 편을 들긴하지만 최태한이 번번이 강이준을 놓칠 때는 즐거웠다. 

강이준의 1차 해외 도피가 불발된 건 안타까웠으나 공항에서 잡히는 장면은 개인적으로 너무 마음에 들었고. 

 

이후는 감금과 강제적인 관계가 이어지는 날의 반복인데 이 무렵은 피 말리는 분위기의 연속으로 기가 좀 빠진다. 

강이준은 갈 수록 마음을 닫지만 최태한은 이 때무터 감정이 폭발하기 시작해서 괜찮은 장면들도 있었고.

막장 같은 과정을 거치며 최태한은 자신이 왜 이렇게까지 강이준을 못놓는지를 고민하고, 다 사랑해서그렇다는 걸 깨닫는 게 좋았다.

사랑을 깨우친 남자 최태한은 강이준이 떠나도록 놔주지만, 한 가지 오해만큼은 풀고 보내줘서 다행이었다. 

 

과거 회상 이야기가 살짝 멍해지는 게, 미국에서만이 아니라 몇 번의 우연이 있었다는데 아니 강이준은 그렇게 특이하게 몇 번을 마주쳤는데 어째 한 번을 못 알아보지?? 하는 의문이 마구 생긴다. 

미국에서는 약 때문에 그랬다쳐도, 나머지 우연들은 너무 심하네... 싶어서 최태한이 약오른 심정도 이해가 감.

우연을 거치다보니 운명이라도 느낀 것인지..10여년의 집요함으로 강이준을 갖기 위해 공들인 최태한. 

무명배우 나오는 연극 보러다니는거부터 나왔던 영화 찾아보고 정보 수집하고 이것저것 많이 했던데 이거 어떤 의미로 덕질이 아니냐능...

 

"혹시 제 팬이세요?" 
 "하하, 뭐라고요?" 
"제 팬이죠? 안 그런 척 하면서 다 아는 거 보니까 제 팬 맞는데?" 
"술에 취하면 용감해지는 편인가 봐요." 

"싸인 해 드릴까요?"

 

특히 버스 정류장 장면의 강이준은 최태한이 반할 수 밖에 없는 귀여움이 있었다.

아무리 봐도 배우 강이준의 원조 1호 팬 수준이었던 최 태한. 스스로 깨닫지 못한 순정이 이상한 개념과 케미스트리를 일으킨게 문제 같았다. 

아무튼 최태한 성덕이네 싶었던 과거들(역시 덕질은 돈있고 백이 있어야...)을 구구절절 설명함으로서 최태한의 못된 이미지를 [사실은 ...]식으로 상쇄시키니까 설득력이 부족하다고 느낄 수 있다. 

그래도 강이준의 도망으로 최태한의 감정이 요동치고 변하는 상태에서 나왔기 때문에 난 괜찮았다. 나쁜 놈이지만 알고 보면 순정남이었다는 식의 요소는 작위적이어도 늘 좋아하는 것이라서.

 

약쟁이로 누명쓰고 감옥 갈 뻔한거 구해주고, 연극 할 수 있게 극단 지원해주고. 돈 때문에 좋아하는 연기 그만둘까봐 아예 메이저로 데뷔하게 하고, 대기업 광고 모델 채용하고, 드라마 작가 갑질과  소송도 막아주고.. 이상한 스캔들 기사 막아주고...등등등. 

 

내 기준, 최태한은 결혼 말곤 강이준에게 해줄 수 있는 모든 걸 해준거나 다름 없어보였음.  본인만 몰랐지 꽤 전부터 이미 강이준에게 홀딱 반해있는 상태로 보여서 소소하게 신경쓰던 최태한을 강이준이 한 번만이라도 알아봐주고 인사라도 했다면 스폰이니 뭐니 저렇게까지 속 시커멓게 굴었을까 싶었다. 

최태한의 행동들이 오해 하기 좋았던 것도 사실이이지만, 강이준도 너무 과하게 괴로워한 느낌이 든 것도 사실이고.

 

그의 아버지까지 이용해서 도망칠 정도의 패기라면, 차라리 최태한에게 [너 미국에서 나한테 뭐했어!] 라는 식으로 물어보는게 그나마 덜 고생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강이준도 평범한 건 아니었으니까. 

좋은 학교 개판치고 힘든 형편에 굳이 또 외국에 공부하러 갔으면서, 술마시러 다니다 약에 손댄 것부터 얘도 일단 평범의 범주는 아니었다.

그 상황을 겪고도 별 조심성도 없고,과거 일도 크게 심각한 줄 몰랐던 것 같고.. 모럴이 강해 보이지도 않았다. 

남자 상대 스폰에 대해 크게 반발하지 않은 것도. 본인이 치를 떠는 불륜과 약이나 스폰이 얼마나 차이가 있는지도 모르겠음.

게다가 남자 상대로 하는 잠자리에 거부감은 커녕 너무 잘(?)하는 거 아닌가. 확실히 평범하지 않았다.(。ŏ_ŏ)

 

거기다 오해가 풀리고 최태한이 자신을 위해 뭘 포기했는지 알고도 꼴도 보기 싫다며 떠나버린 채 2년을 안보고 잘사는 강이준이야말로 대단한 것.

그에 반해 최태한은 초반에 무서울 정도로 차갑던게 무색하게 어찌나 질척거리는지....

과거나 현재나 강이준만 얽혀있으면 말도 안되는 행동을 하는 자신을 스스로도 이해 못하겠다는 그 선택에서 어마어마한 thㅏ랑이 느껴졌다. 

셀프 증거 제출이라니... 최태한 너무 사랑꾼이 아니신지...(°_°)

 

그 성격에 인생 오점을 남기면서까지 절절하게 구는 게 시원하기보다 안쓰러운 느낌이 든 걸 보면 나도 역시 어쩔 수 없는 공편애자구나 새삼스레 또 느끼고. 

내 기준 이 정도면 개새공 세포 수준도 안되기 때문에 못된 짓 적립 양에 비해 부메랑을 과하게 맞은 것 같아 보였음.

그래도 그렇지, 출국금지 풀리자마자 강이준에게 갔을 땐 최태한이 진심으로 하찮게 느껴지기도 했다. 아니 그걸 못 기다려? ^^;;

 

강이준과 제대로 연인이 되고나선 좋아 죽는데다, 볼 때마다 예쁘고 사랑스러워서 죽겠다고 얼마나 난린지. 글자에서 꿀이 나오는 느낌이다. 

그도 모자라 이어지는 외전들에선 정말 심하게 달달해서 허공 주먹질을 할 정도였음.

아무리 지ㄹ 옘ㅂ을 해대도 커플 일에는 절대로 끼는 거 아니라는 진리를 느끼게 해 주기도 했고(´-`)...

 

강이준 소속사 사장만 봐도. 강이준 고생할까봐 그 대단하다는 최태한에게 온갖 쌍욕하고 싸워줬는데 결국 다시 붙어버렸으니. 완전 새된 느낌. 최태한에게 소속사 사장은 영원한 비호감이 된 게 분명하니 기획사의 다른 이들을 HS에 영업하기 힘들지 않을까 싶은데, 강이준이 딱히 화해 시켜주지도 않고ㅋㅋㅋ 다시 붙은 거 눈치로 알았다고 조용히 지켜보겠다는 말이 애잔했다. 

 

강이준 때문에 회사고 나발이고 온갖 유난을부리는 최태한의 뒤치닥거리하는 김실장도 참 고생..

잡지 화보에서 강이준이 여자랑 나왔다고 짜증, 발목 드러났다고 세상 심각해진 상사를 보면서 잡지 수거를 생각해야하는 심정이란 어떨까.

정말 고생은 밑에 사람들이 다 함. 현실 대입하면 보통 진상 커플이 아닌데 주변 사람들 정말 착한 듯.

그래서 그런지, 누나인 최태연이 최태한에게 얘 눈빛보라며, 아주 입찢어진다고 좋아죽네? 하고 놀릴 때 너무 웃기고 시원했다ㅋㅋ 

강이준이 키우는 금붕어 중에 제일 많이 먹는 애 이름을 [태한이] 라고 부르는 데. 최태한 때문에 괴로울 때 금붕어 태한이 보고 욕심많다고 욕 하는 것도 웃겼는데... ㅋ...

 

"계속 말해요. 듣고 있어요." 
"왜 그렇게 쳐다보십니까?" 
"사랑스러워서." 
"..." 

(..중략) 
"...왜 맨날 갑자기 그러십니까." 
"사랑스러우니까 사랑스럽다고 하지." 

최태한은 태연하게 대답했다.

 

여튼 잘되고 나서는 무서울 정도로 꽁냥거리고 특히 외전들은 너무 달달해서 당황스러웠으나 확실히 재밌다. 

강이준과 연인이 되고나서 무슨 봉인 해제한 것 마냥 팔불출 짓을 해대는 최태한. 

자신의 변고까지 생각해서 결혼하러 갈 생각까지 하는 게 웃기고 귀엽고ㅋㅋ 최태한의 요구라지만 강이준이 처음으로 [태한이 형] 이라고 부를 때는 굴러다니고 싶을 정도였다. 좋아서..

 

그리고 초반의 그 많은 씬들에서는 텐션과 야한 느낌이 약간 부족했는데, 확실히 후반엔 이렇게 서로 넌 내꺼 하는 상황이라 그런지, 그제야 야한 느낌이 들었음...기쁘게도. 개인적으로 최태한이 강이준 촬영장 찾아온 부분의 벤에서의 씬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달달하기도하고.

처음부터 얘네들 맨날 키스할까요 하고 시작하는데 이게 어색하다가도 나중엔 꽤 괜찮아졌다. 은근히 설레고.

 

아무튼, 주인공수 모두 실수 한번 씩 했다가 고생하는 이야기로 주인공은 생각만큼 나쁜 녀석이 아니었고 주인수도 생각만큼 착한 녀석은 아니었다는 감상이 드는 작품. 이야기 흐름 자체도 괜찮고 드라마틱한 요소와 자극적인 대화가 많아서 확실히 몰입해서 술술 읽기 좋았다. 

분량이 길긴 하지만 금방 읽을 수 있었고 주인공수 캐릭터와 감정선이 꽤 마음에 들었던 작품. 재미있었다.

 

제가 있을 자리, 그리고 그가 있을 자리.
제 마음이 갈 곳, 그리고 그의 마음이 갈 곳.
제 마음이 향한 곳, 그리고 그의 마음이 향한 곳.
그 모든 것이 이 순간, 이곳에 모여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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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그는 조금 떨리는 손으로 흘러내린 머리를 쓸어 넘기며 깊게 숨을 내쉬었다. 스스로를 진정 시키려는 듯, 그는 시선을 어지러이 옮기며 침묵을 지켰다. 침을 삼키는 듯, 그의 목젖이 한 번 아래 위로 움직였다.

"기회를 줘요."

그리고 그는 끝내 고르고 고른 말을 입에 올렸다. 마주친 눈에는 그와는 참 어울리지 않는 감정들이 뒤섞여 있었다. 차라리 잘못 보았다고 생각하는 게 더 어울릴 만큼.

"...이준아."
"..."

"매달려 볼 기회라도 줘.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