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코코넛 @whitecoconut
T: / 문화생활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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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05

미로

Written by 박수정
Reading : 2017.02.01

■ Character | 지윤 & 김지수 

재미있다. 남주 후회물인데 개인적으로 남주인 지윤이 개새 짓만 골라서 알차게 했던 1권 쪽이 아주 좋았다. 여주도 처연하면서도 무심한 분위기가 자연스러워서 좋았다. 친모의 애정을 갈구하느라 쌓인 남주의 애정 결핍이 여주에게 개새짓을 하게 만들었는데 그 정도로 남주가 정신적으로 미성숙하다. 여주를 만나고 자신을 사랑하는 여주의 모습과 다정함 덕분에 점점 마음의 여유를 갖게 되면서 친모에 대해 질질 끌던 감정을 정리하고 안정적이 되지만, 여주가 너무 받아 주니 기고만장해서 계속 장난감 취급하고 이 정도도 괜찮겠지 하며 선을 못 지키는 바람에 사달이 난다. 

 

여주를 사랑하는 자신의 마음을 인정하고 이제 정말 잘 해줘야지겠다는 다짐을 하지만 너무 늦은 것. 이미 남주의 배려 없고 세심하지 못한 행동에 짝사랑도 지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깨닫고 마음을 정리한 여주가 미련없이 떠난다.

정말이지 요란하지 않게 조용히 정리하고 칼같이 쳐내는거 너무 시원해서 마음에 들었다. 

남주가 뒤늦게 여주의 소중함을 깨닫는 흐름인데 흔하지만 속이 저릿해지는 느낌이 자주 들었다. 

 

여주가 조용히 떠나버린 것을 알고도 차라리 잘 됐다며 상관 없다는 식으로 쎈 척을 하지만, 자신도 모르게 눈물 쏟아가며 오열하고 있던 남주에게서 느껴지는 희열이 이 작품의 가장 큰 묘미라는 생각이다. 몇 번을 다시 봐도 마음에 드는 데 장르 불문 내가 본 후회 물 중에 손에 꼽을 정도로 가장 만족감을 느낀 장면이다.

아무래도 이 1권이 흔치 않은 남주 시점으로 서술 되다 보니 못된 녀석의 감정 흐름으로 보여지니 더 재밌고 만족스럽게 느껴진게 아닌가 싶다. 

 

2권에서는 말 그대로 개과천선한 남주가 내내 여주만 그리워하며 순정적으로 살다가 친구 덕분에 몇 년 만에 여주를 찾고, 다시 만나 절절하게 매달리고 발닦개가 되는내용이다. 

 

남주가 1권에 비하면 환골탈태 수준인데 이전의 문란함이 무색할 정도로 조신하고 순정적이라 거의 환생 수준의 변화를 보여서 조금 당황스럽기도 하다. 근데 정말 보통 사랑꾼이 아니다. 예전에 여주가 자신에게 한 것 몇배로 잘하는게 숭배 수준. 반대로 여주는 상처 받았던 과거 떄문에 남주를 믿지 못하고 내내 차갑고 전과 다르게 똑부러지게 말도 잘해서 예전에 처연한 느낌은 많이 흐려지고 조금 짜증이 많고 까칠한 분위기라서 어색하긴했다.

재회 부분은 여주의 시점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더 다르게 느껴지는 것일 수도 있다. 아무튼, 시점이 달라서인지 여주와 남주 모두 캐릭터가 상당히 변한 느낌이 들지만 그래도 또 다른 재미가 있었다. 

 

다른 말이지만, 전자책에는 없던 추가 외전이 ㅋㅋ오 페이지에만 연재 되어 있어서 따로 구매해서 읽었는데 며칠 뒤에 전자책으로 나와서 좀 후회했다. 조금만 참을걸..

이 추가 외전을 급하게 구매했던 이유가 2권 여주 시점 내용들을 남주 시점으로 푼 이야기이기 때문이었다는 점. 개인적으로 이 작품은 남주 시점들이 너무 마음에 들었기 때문에 서둘러 찾아 볼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다행히 그만큼 마음에 드는 외전 이었다.

제대로 후회 하고 여주에게 절절하게 매달리는 카타르시스가 좋아서 재독을 많이 했는데 요전에 마침 종이책 애장판도 예약을 받길래 바로 주문 했다.

 

아무튼, 1권과 외전 등 남주 시점 이야기만큼은 지금 껏 본 후회남 중에 가장 좋았던 작품.

 

No.06

반짝반짝

Written by 박수정
Reading : 2017.02.03

■ Character | 정유현 & 손정은 

미로를 읽고 연작이라고 해서 구매. 미로 커플 재회에 도움을 주었던 친구 정유현 커플이야기로 이 쪽은 정말 반짝반짝하고 아주 건강한 연애를 한다. 남주가 배우 급 미남에 게임 계 천재 개발자로 서른이 넘도록 연애를 안 해본 파워 동정남. 역시 허구는 이런 설정이 좋다. 

 

피씨방 알바생인 여주에게 첫눈에 반한 남주지만, 불운한 성장기 등의 이유로 대외적이지 못한 성격에다 여주와 나이차이도 많아 자신의 마음을 표현 못하는 상태. 여기서 친구인 미로의 남주가 중간 역할을 알차게 해주면서 둘이 잘 되는 내용이다. 이 시점에서 미로 남주는 한창 후회하고 땅 파는 중이라 정절과 순정을 지키고 있는 호남으로 나온다ㅋㅋ 

 

아무튼, 적당히 밀당하다가 나이 차이로 망설이는 남주와 마냥 밝고 직진인 여주가 달달하게 연애하는 내용으로 부담 없이 보기 좋았는데, 반전은.. 미로와 달리 이 커플은 15금이라 아침 짹의 건전 물이었다는 점. 

여주가 20대 초반 느낌 물씬나게 상큼발랄해서 귀여웠다. 연애고ㅈ 같은 남주도 자기 마음을 잘 표현할 수 있게 되면서 열심히 다정한 모습을 보여주려는 게 좋았다. 어릴 때 부모를 여의고 혼자서 살아온 시간이 많았던 남주가 딸 부잣집인 여주네 집, 즉 예비 처가의 북적이고 따뜻한 분위기를 부러워하고 좋아하는 건 좀 찡했다. 

 

띠 동갑에 가까운 나이 차이지만 여주와 남주가 달달하게 꽁냥대는 게 귀여워서 나이 차 많은 설정을 안 좋아하지만 이 소설은 크게 신경이 안 쓰였다. 연작인 미로와 분위기가 몹시 달라 놀라웠다는 감상.

 

No.07

크고 아름다워

Written by 박수정
Reading : 2017.02.09

 

■ Character | 이서준 & 윤선아 

미로 시리즈 작가님 작품 이길래 사 봤는데 제목 보고 깜놀 ㅋㅋ제목에 맞게 내용도 절륜한 것이 의외로 재밌었다. 

야근하던 사무실에서 우연히 회사 상사인 남주의 나홀로 xx를 훔쳐보게 된 여주.  무뚝뚝한 것으로 유명한 남주가 행위 중 부른 자기 이름에 놀라지만 비슷한 다른 직원 이름일거라고 오해해버린다. 

하지만 제 눈으로 본 남주의 크고 아름다움이 탐나고 궁금해서 어찌어찌 남주를 꼬시고 둘은 그런 관계가 되지만 당연하게도 남주는 여주를 짝사랑하고 있던 것. 여주는 혼자 몸 뿐인 관계라고 생각하다가 점점 남주가 좋아져서 고민하고 삽질하는 내용. 나이 찰 대로 찬 애들 끼리 땅 파고 썸 타는 게 우습고 귀여워서 유쾌했다. 가볍게 보기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