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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빌드 오메가
Written by 박하사탕
Publication date : 2014.07.127
Book spec: 1권 완결 | 299p | 국판
■Character  | 프레드릭 러셀 (22세,攻), 벤자민 스미스(18세,受)

전자책 광고를 보다가 마침 책장에 봉인 된 소장본 책이 있어서 읽었다. 

오메가 버스 소재의 작품으로 천성적으로 타고나는 알파, 오메가와 달리 일반 베타로 살다가 후천적인 요인으로 발현하는 것을 리빌드라고 하고, 그렇게 일반적인 알파 오메가 베타 이외 리빌드 알파 혹은 오메가가 있으며 사회 분위기가 오메가를 좋아하지는 않는다는 설정의 작품.

 

주인수 벤자민은 베타인 아버지와 오메가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지만,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얼마 안 되어 아버지마저 사고로 잃게 된다. 갈 곳 없는 와중에 아버지의 사고에 대한 보상으로 러틀랜드 공작가에 거두어져 하인으로 일을 하게 되고, 공작가의 장남인 프레드릭의 발렛으로 일함. 어머니의 영향인지 예쁘장한 외모인 듯. 그리고 혼자 생각을 많이 하는 타입 같아 보임.

 

주인공 프레드릭은 명문 귀족인 러틀랜드 공작가의 후계자로 일선에서 물러난 아버지 덕에 많은 일을 도맡아 하느라 굉장히 바쁨. 바쁜 와중에도 오랜 시간 꾸준히 제 것에 대한 챙김은 잊지 않고 꼼꼼하다. 화려한 블론드에 푸른 눈동자를 가진 미청년이자 선망의 대상인 우성 알파로서 치유능력을 가지고 있다. 내용 상 크게 부각되지는 않음.

 

고열에 시달리던 벤자민이 병원 진료 후, 리빌드 오메가로 판정받는 장면부터 시작하는데 이후 오메가로 각성하면 히트 사이클 등 생소한 것들을 겪어야 한다는 두려움,그리고 베타이기 때문에 알파 가문에서 일할 수 있던 것이라는 점 때문에 고민 한다. 

벤자민은 어릴 때의 동경을 시작으로 현재는 사랑하게 된 자신의 고용주 프레드릭에 대한 미안함으로 그가 없는 틈을 타 공작가를 그만두고 떠난다. 

 

사실 프레드릭은 벤자민보다 먼저 그가 리빌드가 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 어린 시절 벤자민에게 첫눈에 반해서 곁에 두었는데 어느 날부터 느껴진 향기가 리빌드의 전조라는 것을 알게된다. 이후 천천히 그의 각성을 기다리며 벤자민이 오메가가 되는 순간 바로 낚아채려는 계획을 세우며 참아왔던 것. 

잠깐 바쁜 사이 벤자민이 고민을 털어 놓지 않고 지레 겁먹고 냉큼 내빼는 바람에, 안절부절 못하며 찾아다니다 다시 곱게 집안으로 데려오는데 마침 그 사이에 히트 사이클도 오고 러트도 오고...서로 첫 사랑끼리 잘 되는 그런 흐름이다.

 

....음...정말 이것밖에 없음.. 

 

단조로운 흐름이라 딱히 뭐라고 해야할 지.. 딱히 스포라거나 뭔가 포인트로 집을 요소는 없는 것 같다.

공수의 매력을 찾기도 전에 이야기가 끝난 느낌이라서. 

 

기억에 남는 것이라곤 수가 너무 혼자만 이런저런 생각을 한다는 것과, 왜 약도 처방대로 안 먹고 내키는 대로 먹는 걸까 저래도 되나 하는 것과 공의 동생한테는 리빌드가 될 본인 사정을 잘만 말해 놓고 왜 프레드릭에게는.... 사랑해서 말을 못했다는 구식 변명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게 좀 아쉬운 부분. 

 

공 역시 벤자민이 오메가가 될 것을 알고 각성도 알았으면서 일 마치고 돌아와서 얘기하자는 건, 그저 대놓고 수가 도망갈 여지를 준 것뿐이라 이야기의 흐름 상 물론 어쩔 수 없다해도 억지스러운 느낌이 들긴 했다.

8년씩이나 도련님과 발렛으로 붙어 있던 것치고는 서로 대하는 게 좀 어색한 분위기도 들었고. 

그냥 애들이 8년간 같이 있었다면서 서로 너무 짝사랑만 한 듯. 

서로 다시 만나 대화하고 나서는 바로 납득하고 시원하게 잘 풀어서 딱히 갈등 구조 없이 진행된다.   

 

사실 키워드 소개만 봤을 때는 프레드릭이 어릴 때부터 벤자민 찜해놓고 발현까지 인내하고 천천히 자기 손에 들어오길 기다리길래 다정하지만 속은 음험한 계략 공인 줄 알고 기대를 했었으나 막상 들여다보니....... 그냥 세상에 둘도 없는 다정남이었다. 그래서 아쉽...(?) .....다기보다 조금 김이 빠지긴 했음. 오해한 내 잘못이지만.

미리 알고 마음을 숨긴 채 각성까지 참으며 이런저런 준비를 한다 하면 이 동네에서는 복흑공 플래그 아닌가.. 내가 너무 과한 애들만 본 것인가? 프레드릭.. 어째서?! 라는 당황스러움을 느꼈다.

가족은 이미 다 알고 있을 정도로 오랫동안 벤자민의 각성을 기다리고 벤자민이 진료받은 병원도 그 순간을 위해 섭외한 곳이었고, 약도 따로 개발하고....아무튼 오랫동안 수의 각성만을 기다리며 집요하게 손써놓은 게 많은 분위기였던 게 함정이었다.

 

거기다 평소에 너무 신사적이고 과하게 다정하길래 아무리 봐도 떠난 수를 잡고 나면 핀 나가서 어느 정도 이런 짓 저런 짓 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잡고 나서도 세상 다정해서 시커먼 기대를 한 나를 반성하게 한 캐릭터 프레드릭. 너 이녀석...ಥ_ಥ

 

따지고 보면 이런 점이 또 내게는 나름 반전이었기에 나쁘진 않았다. 

단순히 내 비틀린 기대치 때문에 그랬다는 거지 기본 설정은 그냥 첫사랑을 위해 이것저것 준비하며 고이 기다려준 순정공이 맞다.

 

거기다 넌 내 오메가고 어릴 때 부터 찍은 내 짝이라고 수에게 고백하며 도장 찍고 나서부터는 사랑을 숨기지 않고, 질투도 숨기지 않는 점도 나쁘지 않았고. 벤자민 역시 공 이외에는 철벽이기도 하고, 조금 둔해서 땅을 파긴 하지만 그다지 밉상은 아니었다. 그래도 무매력이랄까 존재감이 미미했음.

 

알오물 설정은 물론 리빌드의 각성 조건도 주인공,수를 위한 것 같고 캐릭터 및 내용 자체가 전체적으로 기본 설정에 충실해서, 장점으로 보면 무난하고 단점으로 보면 아주 밍숭하다.

 

개인적으로 특전 일러의 힘이랄까 그림으로 표현된 공,수 비주얼이 마음에 들어서 밋밋한 내용이었어도 조금 양념처럼 상상해서 볼 수 있다는 게 그나마 다행이다.

굉장히 무난하게 읽을 수 작품이기도 해서 생각해보면 비엘 알오물의 완전 기초 입문작으로서는 괜찮을 듯하지만 반대 경우에는 또 다를 수 있다.

 

눈이 마주친 순간 심장이 멈추는 줄 알았어. 
아무 것도 안 보이고, 오직 그 아이의 얼굴만 눈에 들어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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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
"네."
"우리가 함께 한지 몇 년이나 됐지?"
".....8년입니다."

"그래. 자그마치 8년이야. 그 긴 시간동안 나는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너와 함께 있었어. 네가 스스로에 대해 아는 것보다 내가 너에 대해 더 많은 걸 알기에 충분한 시간이야. 내가 모르는 나를, 네가 더 많이 알고 있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