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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필적 고의에 의한 연애사
Written by 우주토깽
Publication date : 2012.04.29
Book spec: 1~2권 완결 | 385p / 407p | 국판
■Character  | 이우연 (=필립,攻), 최인섭 (=피터,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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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외모와 다정한 성격에 뛰어난 연기력을 가진 배우 이우연. 소문으로 도는 신비한 배경까지 더해져 대외적으로는 몹시 좋은 이미지로  상당한 인기를 구가하지만, 사실 그의 본성을 아는 사람들은 그의 가식과 무서움에 치를 떨고 있다. 본인의 더러운 성격으로 인해 같은 사람을 곁에 오래 두기 싫어해서 직접 해고는 하지 않아도 스스로 그만두게 만드는 이우연의 악랄함 덕에 매니저들이 3개월을 채우지 못하고 바뀌기 일쑤다.

그러던 어느 날, 이우연의 앞에 새로운 매니저로 나타난 최인섭. 일도 꼼꼼하고 이우연에 대해 무척 잘 파악하고 있는 그는 그야말로 맞춤형 매니저가 아닐 수 없는데…. 말도 안 될 정도로 완벽하게 잘 하는 그를 보며 의구심을 갖는 이우연에게 최인섭은 자신이 이우연의 오래된 팬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팬으로 좋아한다고 하기에는 노골적으로 싫어하는 태도를 보이는 최인섭 때문에 이우연의 신경은 예민해져 가는데...


우토님 작품 중에 수호자 시리즈 다음으로 좋아해서 재탕 횟수가 꽤 높고 볼 때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후딱 읽게 되는 작품.

 

-나쁜 놈이라 정말로 다행입니다.

주인수 최인섭. 검은 머리와 하얀 얼굴에 주근깨. 사정이 있어 몸이 약하고 마른 편.

이우연의 팬을 자청하며 그의 매니저로 취직했다. 사실은 어떤 이유로 인해 계획적으로 접근하여 그의 약점을 찾고 미워하려 하지만 녹록지 않아 고생한다. 겉으로는 무심한 듯, 뻣뻣한 척하면서 다른 이에게 정감 없어 보이려 하지만, 속으론 악착같이 정을 안 주려고 노력하고 있을 뿐 사실은 눈물 많고 여린 감정 덩어리. 마음이 약해서 이우연이 조금만 수작 부려도 금세 넘어간다. 안돼 안돼 돼. 돼...... 의 패턴이지만 귀엽다. 그리고 우는 게 예쁨.

 

-잘해줘도 울고, 뭘 해줘도 울고. 항상 내가 울리기만 하네요. 

주인공 이우연. 소시오패스와 같은 감정 결여로 이중인격. 확실하게 진단 받은 병이 맞다.

아름다운 외모에 상냥한 성격은 보통 사람으로 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한 습득된 수단에 불과하다. 어린 시절 자신의 병을 알고 나선 다른 이들의 감정을 읽는 능력을 키우고, 그것을 이용하여 배우로 성공한다. 하지만 남의 감정을 읽을 줄은 알아도 느끼지는 못한다. 불편함은커녕 오히려 적당히 즐기고 살아왔지만, 최인섭을 만난 뒤부터 알 수 없는 감정들이 생겨 곤란함을 겪는다. 자신의 매니저는 나만 괴롭힐 수 있다는 철칙 하나는 기가 막히게 잘 지킴. 다정한 행동과 상냥한 얼굴, 좋은 목소리로 천박하고 더러운 대사를 남발하는 장점(?)이 있다. 아 참, 넓은 어깨도.

 

배우 공과 매니저 수의 조합인 연예계 물로 정신적으로 살짝 문제 있는 공이 자신에게 유일하고 특별한 수에게 집착하며 변하는 이야기이자 수의 복수 물(?).

 

초중반까지만 해도, 이우연의 빙썅 모드도 그렇고 최인섭을 향한 막말과 악랄한 괴롭힘은 물론, 난잡하고 다소 문란한 모습들 때문에 '와… 얘 정말 못됐다...' 하는 생각이 살짝 들긴 한다. 

그러다 최인섭이 물에 빠진 이우연을 구하는 시점부터 이우연의 집착이 약하게 시작되며 흥미진진 해진다.

 

최인섭이 어떤 이유가 있어서 이우연에게 접근했다는 것에 대해 과거 이야기와 번갈아가며 그 이유를 친절하게 설명해주는데, 최인섭과 이우연이 피터와 필립이던 미국에서의 학창 시절. 이 과거 이야기는 충분히 개연성을 갖는 스토리지만 중심이 되는 최인섭의 친구 제니 캐릭터는 확실히 별로….이다 못해 좀 짜증 나서 과거 이야기는 그다지 좋아하진 않는다. 하지만 제니의 이야기로 시작해서 피터(최인섭)의 감정을 보여주는 흐름은 좋았음.

피터에게도 필립이 첫사랑이자 애증 할 수밖에 없는 상대라는 타당한 이유가 잘 나타나서 좋다.

 

자신을 싫어하는 게 분명한데 팬이라고 하고, 좋아한다면서 벌벌 떠는 최인섭을 보며 저 새끼는 왜 저러지? 하는 호기심을 가진 이우연.

속내가 뻔히 보이는 최인섭에게 내색하지 않고 대외적 성격대로 아주 상냥하게 대하다가도 한 번씩 심보가 꼬이면 본성을 감추지 않는다.

웃으면서 비꼬는 말을 참 잘하는데 최인섭은 그가 어느 정도 이중인격인 건 알았지만, 생각보다도 더 심연 같은 이우연의 어두운 면을 마주하면서 당황하게 된다. 그러면서도 이우연이 조금만 다정하게 대하면 휘둘리지만, 꿋꿋하게 버티며 매니저 일을 하는 최인섭이 기특하기도 하고 불쌍하기도 그렇다.

자신이 종잡을 수 없는 행동을 해대도 아무렇지 않게 다 받아들이고 벌벌 떨면서도 맞추는 최인섭에게 이우연은 요것 봐라? 하는 호기심을 갖게 되고, 내가 무슨 짓을 해도 계속 곁에 붙어 있을까? 하는 시험 같은 마음을 통해 본성을 드러내고, 순순히 그 모든 걸 감내하는 최인섭에게 내가 이렇게까지 하는데도 붙어있는 건 네가 처음이야. 하는 묘한 호감으로 바뀌면서 점점 집착으로 이어진다. 

 

늘 웃는 얼굴인 이우연이 눈을 가느스름하게 뜨고 창백한 목소리로 말했다. 

"자꾸 다치는 거, 불쾌해요."
"…네?"
"불쾌하다고요."

최인섭은 뭐라 대답해야 할지 몰라 버릇처럼 죄송합니다, 하고 더듬거리며 사과의 말을 돌려주었다.

"죄송한 줄 알면 조심 좀 하고 다녀요."

 

이우연의 행동변화가 재밌는 게, 처음에는 최인섭을 보며 속으론 그저그런 병신 취급하면서 애가 좀 아파 보이면 어디 아프냐 병원 가야 하는 거 아니냐 등등 제 딴에는 기본 탑재한 가식으로 안부 묻듯 말로만 걱정하는 척하다가, 어느 순간부터 최인섭이 아프거나 다칠 때마다 점점 과격하고 히스테리컬 하게 반응한다.

물에 빠진 자신을 구하다 병원에 입원했을 때와 드라마 촬영 중에 또 최인섭이 낙마한 자신을 감싸고 다쳤을 때 거의 최고조로 반응하는데 왜? 어째서? 하고 이해를 못 하고 화내면서도 최인섭의 곁에 내내 붙어 지켜본다던가 하는 식의 행동을 함.

그 후로는 소소하게 어디서 자의든 타의든 상처 입고 나타나면 귀신같이 알아채고 닦달하는 게 은근히 웃긴다.

 

그러다 이 증상이 더 과열되어서 최인섭이 자기 아닌 사람이나 일로 다치면 아무도 모르게 상대에게 갚아주고, 최인섭에게 관심 두는 사람에게 대 놓고 패악을 부리다가 못 참고 최인섭에게 풀어버리는 식.

 

머리로는 정리가 안 되는데 몸은 이미 최인섭에게 집착을 하기 시작해서 이즈음부터는 본인은 툭하면 최인섭을 울리면서도, 다른 이가 자기 매니저한테 못되게 굴거나 관심을 보이면 심보가 무지막지하게 꼬여 성질을 드러낸다.

어떤 일에도 남들에게 본성을 보이지 않는 이우연이 선배 연기자나 스태프들이 인섭에게 관심을 보일 때마다 못된 성질을 감추지 못하는 장면들은 굉장히 유쾌하다. 

 

슬슬 차오르기 시작한 감정 안에 이우연 본인도 깨닫지 못하는 질투까지 스며들여서, 최인섭이 혼자 살면서 키우는 화분 [케이트]를 화초인지 모르고 인섭과 관계하는 여자 정도로 추측한 이우연.  

케이트에게 물 주러 가야 한다는 말을 순수하게 못 알아듣고 '다른 물'로 착각해서 집에 못 가게 하는 둥 소박하게 시작한 심술들은 과격해져 만가고..

 

최인섭이 가학 심을 일으키는 타입이라 그런지 자꾸 이상한 사고들에 휘말리는데, 휴게소 화장실에서 남자들에게 당할뻔하거나, 클럽에 가서 외국인에게 강제로 약을 먹게 되어 당할 뻔한다던가..

 

애가 겉으로만 빠릿빠릿한 척하지 속은 맹물 같아 어이없게 위험에 처할 때가 있음. 이걸 꼭 발견하고 구해주면서 짜증이 차오른 이우연은 [구해주면 뭐해. 눈만 떼면 변태 새끼들한테 잡혀서 이 지랄인데]하는 마음을 고스란히 최인섭에게 풀며 괴롭힌다. 솔직히 매번 수가 저러면 읽는 입장에서도 답답할 수 있지만, 이상하게 최인섭은 열외라는 생각이 든다. 괴롭히기 위해 필요한 과정으로 보이기도 하고 어쩐지 이우연의 마음이 이해가 가기도 하고.

 

그렇게 본성은 더러워도 자신에게는 묘하게 다정하게 굴면서 은근히 챙기는 이우연에게 자신도 모르게 휘둘려 깊숙이 숨겨둔 감정이 자꾸 나와 심란하던 최인섭은 이우연이 집에 여자를 들인 것을 직접 보고 깊은 상처를 받고 그냥 조용히 미국으로 돌아가려 한다. 그러다 이우연에게 접근했던 이유가 들통나게 되면서 이야기가 급 전개되는 이 부분부터 몰입도가 올라간다.

 

"그, 그날…, 이우연 씨랑 여자분께서...."
"아, 그날."

이우연이 최인섭이 그만두겠다고 말하기 전날 밤에 자신을 찾아왔던 것을 떠올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걸로 그만둬요?"
"...."
"내가 여자랑 ** 좀 했다고 홀랑 그만뒀어요?"

 

초반만 해도 남자 따위 관심도 없다며 여자 관계만 난잡하게 보이던 이우연인데, 최인섭이 떠나려고 했다는 사실을 알고 난 뒤, 욱하고 올라오는 감정에 눈이 돌아버려서 그나마 있던 약간의 가식까지 다 벗어던지고 온갖 능욕을 시작한다.

 

속였던 이유를 듣고 나서도 성에 안 찬다며 온갖 괴롭힘으로 결국 인섭에게 [좋아해서 그랬다]는 말을 이끌어낸다. 

이 이후로 이우연이 내내 인섭에게 틈만 나면 내가 얼마나 좋으냐고 닦달하는데 아주 가지가지한다 싶었음. 그 소리가 얼마나 좋으면...

 

인섭이 도망갈까 봐 제집에 가둬놓고, 딴에는 또 매너 지킨답시고 집 밖에서 여자를 만나려던 이우연이 인섭이 혼자 우는 거 발견하고는 내가 또 여자랑 그럴까 봐 그러지? 내가 그렇게 좋냐, 왜 우냐 등등 아주 애를 온갖 저급한 말로 몰아가는데, 이렇게 괴롭힐 때마다 피식거리면서 보게 된다. 일단 수의 반응도 그렇고 이우연의 시각에 이입이 되어서 어쩐지 더 괴롭혀라! 하는 그런 마음이 생긴다.

 

 2권 초반까지만 해도 곶아물 수준이었는데 관계 후부터 몸이 닳은 이우연이 툭하면 인섭 씨를 울려대는 바람에 후반부는 온갖 에로가 가득하고 이우연의 저질스러운 대사들이 빛난다. 솔직히 이렇게 휘몰아치는 전개 때문인지 1권보다는 2권이 확실히 즐거움.

개인적으로 자x,보x가 난무하는 음패는 좋아하는 편이 아니었지만 이우연 덕분에 존댓말과 자보드립 콜라보가 얼마나 괜찮은지를 알게 되었다.

최인섭만 보면 불끈불끈 올라오는 이우연. 일상에서도 '인섭 씨 ㅈㅈ는 참 귀엽네요', 'ㅈㅈ가 너무 말랑해요' 등등 남발하는 것도 참 웃기다. 라디오에서 이우연이 맡은 아름다운 말을 하는 것을 실천하자는 공익광고가 흐르는 와중에도 음담패설을 하는 이우연 때문에 웃음이 나옴. 은근 개그 포인트인 부분.

 

아무튼, 최인섭의 몸과 마음을 향한 집착이 점점 더 과격해지는 이우연은 널 못 믿겠으니 옆에 두고 지켜봐야겠다는 둥 말도 안 되는 핑계로 인섭을 잡아두고 괴롭힌다. 

그때마다 눈물을 뚝뚝 흘리며 우는 최인섭을 향해 하나도 안 예쁜데 우는 건 예쁘다, 나 말고 다른 이유로 울면 싫다는 둥 하다가 나중에는 웃는 게 더 예쁘다로 발전해서 비록 시작은 미친놈이었을지언정 막판은 첫사랑에 빠져 주체 못 하는 순정남으로 느껴지는 게 사실이다. 

 

이우연 스스로가 감정을 느끼지 못할 뿐 감정이 없는 건 아니라서, 이야기 흐름 속에 최인섭을 향한 이우연의 말과 행동들에선 충분히 감정이 흘러나오기 때문에 보는 입장에서아쉬운 부분은 그다지 없었다.

 

흘러넘치는 감정의 홍수를 처음 겪으며 주체 못 하는 이우연을 보고 화를 내긴커녕 당한 것도 잊고 또 다 받아주는 착한 최인섭. 

최인섭은 다소 밋밋하고 약하고 눈물이 많은 캐릭터라 확실히 내 취향은 아닌 것이 분명한데, 인섭을 향한 이우연의 롤러코스터 같이 변화무쌍한 감정의 폭격들과 그 과격한 애정 표현들 덕분인지.. 눈물 많고 유약한 최인섭의 애처로움이 극대화되는 느낌이라 보는 입장에서도 사랑스럽고 귀엽게 보이는 효과가 있었다. 

단독으로 보면 별로인 타입인데도 이우연과 함께 나오면 케미 때문인지 왠지 좋음. 얘도 우쭈쭈 하면서 보게 된다.

게다가 하얀 얼굴에 주근깨라니. 울면 귀여울 것 같은 이미지가 확 와닿는 게 읽는 입장에서도 가학심이 생겨서 이우연이 괴롭힐수록 어쩐지 더 흐뭇해지는 그런 것. 

하지만 참 고생이긴 하다. 이우연 때문에 몇 번을 다치는 건지. 몸도 약한 애가.. 하와이 일 이후, 서로 마음 통하고 잘 지내려나 할 무렵 또 몸고생 할 때는 정말 불쌍….

 

그 덕에 최인섭을 잠깐만 못 봐도 안달하는 이우연이 기다림이라는 것을 해보고,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인내를 습득한다는 흐름은 정말 마음에 들었다. 비록 아슬아슬하게 참는 정도였지만.

제 딴에는 배려랍시고 침대에서도 보통 때처럼 안 하고 [인섭 씨 xx에 xx해도 돼요?] 식으로 하나하나 다 허락을 구하는데 이게 오히려 더 뭔가 야하고 사람 민망하게 애태우는 식이라 최인섭이 그 수치스러움을 못 참고 원래대로 하라고 하는 부분도 즐거운 장면. 

 

애틋하게 마음 잘 통하고 나서도 천박한 대사만큼은 못 고치는 이우연이 인섭의 화분인 케이트를 끝까지 [그 년]이라고 하는 것도 웃겼고. 요소요소 취향을 자극하는 장면들이 많다.

 

솔직히 이 이야기는 수 편애가 강하다면 좀 거슬리는 부분들이 확실히 꽤 있을 지도 모른다. 

공이 굉장히 자기중심적이고 상냥해 보여도 확실히 미친놈인 데다 초반에는 수를 막 대하는 건 물론, 수가 많이 다치기도 하니까. 나 같은 치들에겐 굉장히 재밌는 작품이지만. 취향은 탈 수밖에 없는 이야기.

 

그래도 내 기준, 남들이 뭐라 해도 이우연은 순정 넘치는 다정공이 맞다. 마음의 병이 있을 뿐, 개 아가는 아닙니다. 탕탕! :).. 하고 주장하고 싶다. 개인적으로는 이우연 캐릭터 덕분에 순정 개새 공의 매력을 절절히 느끼게 되어 좋아하는 작품으로 솔직히 외전 하나 정도는 더 보고 싶다.

 

첫사랑이 다정한 사람이었어요?
"나쁜 인간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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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안고 싶고, 만지고 싶고, 어떻게든 내 옆에 두고 싶고, 못 보면 미칠 것 같아요.
여기까지는 보통의 감정이겠지만 난, … 그게 끝이 아니에요.

-나 같은 사람들은 그 미필적 고의 투성이인 삶을 사는 거예요

02
나도 내가 왜 이런지 모르겠어요. 어디서부터 어떻게 내 감정을 다뤄야 할지도 모르겠고, 종종 내가 쥐고 있는 끈을 놓치게 돼요. 그래서 자꾸, 인섭 씨를 상처 주는 겁니다.
지금 제가 하려는 말은,
… 난 저 하늘이 아름답다는 것을 느끼지 못하지만,
최인섭 씨가 저걸 바라보며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는 거예요.

이걸로는 안 되는 건가요.

03
"그렇게 내가 좋아요?"
"…네."
"얼마나 좋은데요?"
"...!"
"얼마나 좋아하는데요?"

최인섭의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눈물은 줄줄 흐르고 콧물 범벅에, 얼굴까지 달아오르니 꼴이 아주 가관이었다. 이우연은 그런 인섭을 비웃으며 허리를 굽혀 손으로 그의 얼굴을 쓸어내렸다.

"얼마나 좋아하길래, 이 지랄을 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