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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ITE - side of D.S ( 다이아포닉 심포니아 외전)
Written by 유우지 Yuuji
Publication date : 2010.07.18(초판) | 2013.12.15 (2판)
Book spec: 1권 완결 | 402p | 신국판
■Character  | 리하르트 타르텐 (攻), 크리스토프 타르텐 (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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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두 걸음의 거리

02.네가 부르는 이름

03. 서로 맞추어가며


패션 외전이자 디아포닉 심포니아의 리하르트, 크리스토프 커플 이야기. 

솔직히 캐릭터 케미를 떠나서 내용 면에서 패션 커플보다 D.S 커플인 리하르트 x 크리스의 이야기를 더 좋아하는 편이라 이 외전이 정말 좋다.

D.S에서 서로 죽일 듯 싸우던 애들이 막판에 가서야 유아마인드를 접고 마음이 어느 정도 통하며 끝났지만, 정말 오픈엔딩 수준이라 달달함이 필요했다. 그나마 히든트랙 에피소드 등에서 시간 흐른 뒤의 약간 달큼해진 모습들을 보여주긴 했지만 정말 목만 축이는 정도였는데, 이 책에서는 정말 시원하게 해소가 된다.

 

그야말로 독기가 완전히 빠진 리하르트와 크리스토프를 볼 수 있는데, 정말 쌍방 연애에는 초짜나 다름없는 이 둘이 서로 맞추어가는 모습들이 정말 훈훈하다. 솔직히 일레이나 정태의의 경우에는 신경 줄이 튼튼한 애들이라서 공수 누구도 부담이 없는 반면, 리하르트와 크리스는 서로 너무 치열했던 과거가 있기에 더더욱 민감하고 조심스럽게 관계를 진척시키면서 닫힌 마음을 여는 애들이라 애틋한 느낌이 있다.

 


내게 줘, 크리스.
나는 계속 너를 보고 있었어.
너만 봐 왔어.
 왜 보는 지, 뭘 원하는지도 모를 때부터.

...네가 널 사랑하지 않았던 때부터,
아무도 널 원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때,
그보다 더 전부터.

그 때부터 계속.계속.계속 원했어.

 

그나마 리하르트는 현재뿐 아니라 과거에도 좋아했던 거라고 빠르게 제 마음을 인정하고, 크리스에게 제대로 고백까지 한다. 좋아하는 상대한테만 어린애 같았을 뿐, 그 외 다른 요소에서는 누구보다 능숙하고 뛰어난 캐릭터라서 제 감정을 인정하고 드러낸 후에는 멋짐이 폭발하는 듯 완전 180도 달라져 엄청난 다정 남으로 거듭난다. 

 

크리스만 만나면 전전긍긍하며 맨날 널 원한다며 구걸 수준으로 제 감정을 쏟아 붓는데, 구차하지 않고 괜히 멋진 게 대사들이 설레여서 그런가. 아무튼, 중반까지 떠날까 말까 하며 좀처럼 넘어오지 않는 크리스 때문에 엄청 맘고생 하는데 안쓰럽긴 해도 제 발등을 세게 찍긴 했으니…. 

그래도 나중에는 못 해줬던 것들에 대해 한 풀듯이 몇 배로 잘하게 되는 리하르트가 좋긴 좋다.

 


그렇게 기쁘게 웃어준다면,
드레스덴으로 가는 건 내키지 않지만 
그래도 몇 번쯤은 더 찾아가도 좋았다.

그가 기뻐한다면.
그가 그렇게 웃는다면.

크리스토프는 자신의 마음에
내키지 않는 일이라도 할 수 있으리라고,
그때 생각했다.

 

연애 뿐 아니라 모든 감정적 요인이 어린애 수준이었던 크리스토프인데, 리하르트에 대해 자신이 어떤 감정을 품은 건지를 풀어내지 못해서 살짝 삽질을 한다. 연애감정 자체를 모르니까 조금 방황하지만 자기도 모르게 리하르트 한정 질투나 소유욕을 느끼게 되면서 그게 태의에게 갖는 감정과 다른 것도 확실히 알게 된다. 

크리스가 이런 쪽에 백지라 그런지, 자신이 느끼는 것에 대해 솔직히 말할 때는 진짜 사랑스럽다.

제대로 사랑받기 시작하니까 확실히 결핍이 점점 사라지고 애가 꽃처럼 피는 게 느껴져서 좋았다. 

더불어 [딱히 좋아서 그러는 건 아니지만, 이 정도는 해줄 수 있어.] 같은 정통 츤데레 기운이 물씬 나오는데 거기에 순진한 귀여움이 섞이다 보니 어딘가 사람을 미치게 하는 사랑스러움이 느껴져서 리하르트의 심정으로 보게 된다.

 

내용은 이렇게 살짝 진전되는 과정이 에피소드로 진행되는데, 몇 가지 웃기고 유쾌한 부분들이 조금씩 들어있다.

역시 내내 피식 웃게 된 것은 기분 좋아서 정신 못 차리는 거를 그게 좋은 거라는 걸 인지 못 한 크리스가 리하르트에게 너 밤 기술 서툴러서 내가 정신을 못 차리는 거라고 면박을 주는데 황당해 하는 리하르트가 그걸 빌미 삼아 그럼 밤 기술 연습하자고 꼬드겨서는 이게 좋아? 천천히 할까? 등등 답지 않은 다정함이 폭발할 때 괜히 좋았다. 나중에 일레이가 그 상변태가 그럴 놈이 아니라고 할 땐 웃겼음.

 

나중에 결국 집착 폭발한 리하르트가 상변태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온 것도 좋았다. 역시 이런 취향..^^;

그리고 크리스를 만나러 올 때마다 매번 선물을 들고오는 리하르트에게 크리스가 이거 네가 골랐지? 보는 눈 하곤. 하며 매번 면박 주면서도 거절하지 않고 리하르트의 선물을 받아 챙기는 부분이 또 내 기준 모에 포인트. 

나중에 크리스를 위해서 고서 경매까지 하는 리하르트도 모에 포인트.둘 다 어쩌다 이렇게 귀여워진 것인지..

꽤 마음고생 하는 리하르트를 볼 수 있고 중후반부터는 점점 달달해져서 막판에는 꿀물드링킹을 느낄 수 있어서 정말 좋아하는 외전.

 

매일 그렇게 말해. 매일 한 번 씩.
그렇게 백만 번 쯤 말하면 그 때는 잊어줄테니까.
기약만 있으면 돼. 
백만 번이든 천만 번이든,
반드시 그 때가 오리라는 확신만 있으면,
그러면 돼.
네가, 네 마음을 내게 주리라는 확신만 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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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늘 그랬나? 늘 그렇게...네 표현대로 말하자면,그렇게 몸에 전기가 흐르는 것 같았어? 숨이 막히면서?"
"그래. 처음 한두 번은 그런 걸 의식할 정신도 없었으니까 기억이 잘 안 나지만, 그 뒤로는 내도록 그랬어."
"....내가 어떻게 했을 때 그런 기분이 가장 심하게 들었어?"

"네가 내 이름을 불렀을 때."

02
크리스토프. 리하르트가 다시 속삭였다. 그 이름을 듣는 순간 심장이 저렸다. 허공에서 맴돌던 시선을 떨어뜨린 그가 조용히 크리스토프를 본다.

"네 이름만큼, 네가 불러주는 내 이름만큼 날 흥분하게 만드는 건 없어."
"....."

크리스토프는 순간 움찔, 달싹이려던 입술을 다물었다. 그의 이름을 부르려다 마는 입술이다.
어째서일까.이 순간 그 이름을 몹시 부르고 싶었다.
그 이름을 불러주고 싶었다.


 

패션 시리즈 by 유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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