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mk] 유통기한 (2012)

유통기한
Written by Samk
Publication date : 2012.04.29
Book spec: 1~2권 완결 | 352p / 384p | 신국판
■Character  | 채민호 (攻), 이서인 (受)

이서인에게는 동갑 애인인 권기태가 있고, 권기태에게는 오랜 친구 박무영이 있다. 그리고 박무영에게는 어린 애인 채민호가 있는데, 어느 날 이서인은 채민호와 함께 박무영의 집을 방문했다가, 친구라던 권기태와 박무영이 붙어먹는 장면을 목격하고 모든 게 다 뒤집히는 사건이 일어난다. 그렇게 각자의 애인에게 상처받은 이서인과 채민호는 산에서 별 보고 짧은 대화로 서로의 상처를 나누고 헤어지게 되는데, 그리고 10년이 흐른 뒤 네 사람이 재회하게 되고, 이서인은 채민호와 다른 감정을 쌓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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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samk님 작품 중 이물질들이 정말 짜증 난다고 생각한 소설.

주인공인 채민호는 10년 전에는 유망한 고교 야구선수였으나 치정 싸움으로 인해 영원히 야구를 할 수 없게 되고 한국을 떠난다. 

그리고 세계적인 골프 선수로 성공해서 돌아오는데, 어린 시절도 그랬지만 과묵하기는 엄청나게 과묵한데 집착농도는 삐끗하면 스토커 수준. 운동만 할 줄 알고 무식하다는 편견과 달리 상당히 치밀하고 계략적이기까지한 캐릭터. 하지만 주변 사람들은 전혀 눈치채지 못한다.

사건 당시, 이서인이 말한 10년의 유통기한을 지키기 위해 꽤 인내했다. 

 

주인수인 이서인은 상당히 잘생긴 외모에 다소 차가운 성격이다. 10년 전 일 이후로 사람을 새로 만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고,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답답한 행동을 하기도 한다. 현실과 부딪히게 되면서 겁이 많아진 것 같기도.

그래도 제 할 말 똑 부러지게 하는 타입이라서 괜찮음.

 

samk님 작품답게 개그 담당인 조연들이 나오기는 하지만 전작들보다 개그 농도는 많이 낮은 편이다. 

개인적으로는 채민호의 외삼촌인 김이방씨가 웃기긴 했는데 진지하게 토마스 씨 이야길 하는 채민호가 더 웃기다.

과거에 바람 폈던 애인들 즉, 이물질들이 정말 완전체들이라서 짜증 유발 최고였는데 마음 같아선 책에 들어가서 때려주고 싶었을 정도..어휴.. 뭐 어차피 제대로 패가망신 제대로 하고, 주인공의 복수도 쏠쏠하긴 했다. 

쟤들은 그냥 둘이 계속 저러고 살 듯. 마지막에 박무영이 제대로 망가져서 무너지니까 이서인이 병원에 찾아간 건 조금 마음에 안 들었다. 그렇게 당해놓고 뭘 또 동정심을..

 

개인적으로는 주인공인 채민호 시점으로 나오는 외전들이 참 좋았다. 주인공의 엄청난 집착을 엿볼 수 있었고,

첫사랑에 심하게 데여서 자신의 집착을 숨기기 위해 노력하고 인내하면서 서인에게 다가가는 게 잘 느껴졌다.

주인공이 이물질인 첫사랑에 대해 당시에 정말 진심이었다는 설정이 조금 걸리긴 하지만, 과거에 언급되던 글러브와 같은 존재구나 생각하니 그럭저럭 거슬리지 않게 되었다. 어린 시절 무척 좋아하던 글러브를 혼자만 아껴두고 있다가 불에 타버린 뒤에 큰 상처를 받았어도 계속 가지고 있지 않던 것처럼, 불에 탄 첫사랑은 그냥 그 순간 그렇게 끝나버렸겠지. 

너무 큰 상처에 삶에 미련을 버리려고 한 순간에 서인의 메일을 보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사랑하게 되고, 다시는 소중한 것이 없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자신을 다스리려고 노력란다는 그런 성장과 치유도 괜찮았다.

 

주인공수가 서로의 마음을 자각하는 게 생각보다 굉장히 빨리 나오는 점도 좋았음. 진도도 빠르고. 작가님 작품 중에 페이백 만만치 않게 씬이 꽤 농도 짙은 편이다. 개인적으로 체육관 장면이 좋다.

 

의외로 현실적인 문제가 꽤 와 닿는 부분들이 꽤 있어서 찡하기도 하고,폴 발레리의 시 [해변의 묘지]의 인용된 구절이 기억에 많이 남는 작품.

Le vent se lève! . . . il faut tenter de vivre!
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

 

01
...그때 형의 표정이 이말에서 받은 느낌과 같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래서 죽을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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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아직 좋아도 끝내야 해."
"안보면, 시간이 지나면 좋아하는 마음도 전부 사라지겠지."
"얼마나 걸릴까요?"

"길어봤자....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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