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코코넛 @whitecoco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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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vengers: Infinity War, 2018

 

 

MCU 초기부터 이런 저런 떡밥들을 뿌리며 수년을 기다리며 기대했던 인피니티 워. 

푹 빠져 있는 3D 4DX로 관람했는데 이번 편은 아이맥스가 더 좋았을 것 같다. 스케일이 커서 그런지 볼만한 장면이 많았음. 적당히 유쾌한 유머코드와 진지함이 잘 어우러진 이야기 흐름도 괜찮았다.

 

도입부터 임팩트가 남달랐는데 예상을 했든 아니든 충격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강력한 빌런의 등장에 속수무책인 히어로들의 모습은 보는 입장에서도 막막한 기분. 하긴 스톤 중 하나 인 테서렉트만으로도 지구는 그 난리가 났었는데 그런 스톤이 무려 6개나 모여서 등장하니.. 아무튼 짤막하게 남겨 보자면,

 

 

토르 3의 쿠키 영상으로 타노스와 만난 건 예상했지만, 인피니티 워 트레일러를 보고 설마 했는데... 로키 때문에 울컥.

페이크 아닐까 생각도 해봤고 행복 회로를 열심히 돌려봤지만 속상하기 짝이 없었다. 이번 편으로 더 애정도 상승해버림.

정말이지 아스가르드 형제들 쉴틈 없이 고생한다. 서로 죽일 듯 싸웠어도 첫 시리즈를 보면 알다시피 애정과 애증이 공존하는 형제라 그런지 토르와 로키 사이에 본능처럼 남아있는 형제애가 느껴져서 울컥했다.

 

무거운 마음을 추스리기도 전에 이건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이어지는 장면들은 눈을 뗄 수 없고, 말문이 막히는 일들의 연속.

 

 

역시 MCU에서 가장 고통 받는 캐릭터는 토니가 아닐까 싶다. 안 그래도 모든 시리즈 아이언 맨 서사는 고달픔의 연속이었는데 여기서 정점을 찍은 느낌. 이건 뭐 돈이 많다고 해도 해결 될게 아니라.. 매번 자신의 한계에 좌절하고 극복하느라 고생하던 토니.

뉴욕 사건으로도 엄청난 트라우마를 겪었는데 그 최종 보스인 타노스를 만났으니 이 일이 무사히 끝나도 토니가 괜찮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왠지 어둠의 기사처럼 나타난 캡틴 아메리카 장면은 멋있었지만.. 도망자 생활이 수월치 않았다는 걸 수염으로 보여주려던 걸까. 뭐 그래도 훈남 이지만. 개인적으로 캡아는 야성미보다 그 단정하고 반듯한 게 좋아서 아쉬웠음.

스티브와 달리 버키는 왠지 순해진 듯. 아무튼, 캡.아의 전투 장면 여전히 시원시원했다. 타노스 부하들과의 전투나 타노스가 장갑 끼는 걸 막는 부분 등, 슈퍼 솔져가 정말 강한 듯. 

 

 

와칸다 최고 좋은 동네. 방어벽 굉장했다. 그리고 슈리가 여전히 매력 넘치고 귀여웠음. 슈리랑 브루스 서로 지식 과시하는 것도 유쾌했다.

 

금발 블위 너무 예쁘더라. 헐크와 재회한 것 흐뭇하지만 둘이 그냥 이 정도의 관계만 유지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음. 블위는 로맨스라인 없었으면 하는 게 욕심이다.  정말 단독 영화나 나오면 좋겠는데.

 

와칸다 전투 전반적으로 여캐들이 큰 활약을 하며 강하게 그려져서 멋있었다. 짧아서 아쉬울 따름. 

 

 

 

토니와 쌍벽을 이루는 고통의 서사를 갖게 된 토르. 제인이라도 다시 만나게 해주던가. ㅠㅠ

우주 급 인물이 맨날 지구에서 고생하더니 애인도 가족도 눈도 무기도... 어휴. 정말 다 잃었네 싶었다. 

혈혈 단신 암울한 상황에 갤럭시 애들 만난 게 얼마나 다행스러웠는지 모르겠다. 특히 새 무기 때문에 고생하는데 그 만큼 멋있는 그려진 장면들이 많아서 좋았음. 그 철부지 마초 왕자였던 토르는 어디가고.. 이렇게 멋진 남자로 성장한 게 아까워서라도 단독 영화 더 해주면 안될까. 

 

 

가디언즈 팀하고 토르 만나는 장면은 영화에서 제일 즐거운 부분. 

갤럭시 캐릭터들이 워낙 파워 긍정에 개그 캐라 그런지, 상황은 어둡기 짝이 없는데 갤럭시 팀 나올 때마다 웃음이 나왔다. 

가모라 때문에 피터(=스타로드)가 토르에게 경계심 세우는 것도 웃긴데, 둘 다 근육 계 캐릭터라 그런지 묘하게 기 싸움 하는 것도. 대부분 스타로드 일방적이긴하지만.  드랙스랑 멘티스는 무슨 만담 커플인 줄. 

 

 

그루트가 반항기를 마무리하는 장면도 기억에 남음. 정말 귀여운 아이엠 그루트.. 

 

 

무엇보다 토르와 로켓, 그루트 셋의 케미스트리 엄청났다. 이 무슨 환상의 호흡을 보여주는 전투인지.

라그나로크에 이어 여기서도 업그레이드 되는 토르에게서 카타르시스를 잔뜩 느낌.

 

 

뒤늦게 합류했어도 애정도가 빠르게 상승할 수 밖에 없는 스파이디.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틴 에이져 특유의 발랄함으로 긴장을 풀어주는 역할을 톡톡히 한다. 그래서 더욱 토니를 붙잡고 무섭다고 할 때 너무 슬펐음. 애기 거미 얼마나 괴로웠을까. 내가 다 속상해 가지고 ㅠㅠ

 

 

갤럭시 팀과 토니, 스트레인지 스파이디 만나는 장면도 참 유쾌하다. 갤럭시 애들 나오는 장면들이 그나마 숨통 트이는데 이렇게 강한 캐릭터들이 한 자리에 모였음에도 더 막막한 상황으로 치닫는 아이러니.

게다가 분노한 스타로드가 일을 더 꼬이게 할 땐 고구마 한 다발 먹은 기분이었다. 그 심정이 백번 이해가 가서 차마 욕은 못했지만. 

 

 

이번 편에서 비운의 사랑 정점을 찍은 완다와 비젼. 마지막까지 울컥해서 진짜ㅠㅠ  완다에게 너무 잔인했다. 

세계관에서 가장 강한 능력이나 다름 없다는 완다가 온 힘을 다해 싸웠는데 이렇게 허무하다니. 완다 울 때 나도 울뻔.. 이런 로맨스에 약하다고...ㅠㅠ

 

 

닥터 스트레인지가 스칼렛위치(완다)와 함께 세계관 최고 능력자 아니던가. 스트레인지에게 심하게 의존하고 싶어지는 이번 편. 그 수 많은 미래 중 최악의 하나를 보여준 것일 뿐. 뭔가 다른 게 있을거야 하며 밑도 끝도 없이 믿고 싶어졌다.

타노스 제 손으로 가모라를 불행하게 만드는 경우의 수가 유일한 돌파구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고.  

 

 

타노스를 보면 역시 장르 불문 곱게 미친놈이 제일 문제다 싶다. 달을 주먹 하나로 날려버리는 스케일 무엇..

이런 최악의 빌런이 어울리지 않게 이상한 자기 연민을 가지고 삶에 대한 고뇌를 하는 등 나름 이유가 있는 게 당황스러웠다. 이전의 쿠키에선 전혀 그런 느낌이 아니었는데. 그냥 파괴 왕을 꿈꾸는 단순한 악당인 줄 알았는데...

인피니티 스톤을 모으는 이유도 본인의 신념 때문이라는 것도 당황. 생명체 반반을 고집하는 이유 치고는 확실히 얄팍했지만 아무튼 꽤 이유가 많은 빌런 이었다. 타이탄 놈들... 왜 타노스 의견 무시해서 이 사단을...

아무튼 가모라네 그렇게 만들어 놓고 가모라 데려다 키우면서 자기 연민에 빠져 오락가락하는 것도 참된 미치광이답다는 감상.

 

 

타노스가 가모라와 네뷸라의 관계를 제대로 짚어주는데, 아니나 다를까 네뷸라 너무 불쌍했다. 

이건 뭐 아빠 때문에 비뚤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마치 로키와 다를 바가 없는데, 네뷸라 쪽이 더 악질적인 환경. 

스타로드 애비도 만만치 않았는데. MCU 세상은 왜 이렇게 아버지들이 문제인지. 

 

개인적으로 타노스의 수하들 좋았는데. 영화 보기 전 마블 퓨처파이트 게임에서 애들이 워낙 강해서 좋아했던지라.. 

영화에서도 강하게 그려졌지만 생각보다 다들 빠르고 허무하게 퇴장한 느낌. 

 

 

여담이지만 캡틴 마블을 암시하는 닉 퓨리의 쿠키 영상이 정말 중요한 부분이었는데 오역 때문에 반감된 것이 몹시 짜증났다. 타노스도 답답했는데, 자막 빌런 덕분에 이중으로 답답.

이렇게 인.워는 마지막까지 모두에게 충격이 아닐 수 없다. 다 보고나니 '어떡해~ㅠㅠ' 라는 소리만 반복했음. 

아무튼, 이번 편이 너무 허무하고 허탈해서 빨리 뒷 이야기를 보고 싶다는 감상으로 마무리. 

 

언제 기다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