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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세이버 The Saver (~너트와 볼트)
Written by 하얀나비
Publication date : 2015.08.23
Book spec: 1권 완결 | 102p | 소책자
■Character  | (장수호(攻), 김평화(受)

올 8월 신간으로 작가님이 갑자기 서비스처럼 내신 돌발본. 광고가 유쾌해서 홀라당 낚여 예약했다.

그리고 특전으로 주신 게 진짜 너트랑 볼트였음 ㅋㅋ 

직수령이었던지라 주는 작가님도 받는 나도 서로 미묘한 웃음이..

거기다 믿고 보는 산님 표지인데, 이 책은 표지가 더더욱 마음에 들었음. 아메리칸 코믹스 스타일이라니 완전 좋은 거죠.

아무튼, 소책자 형태인 데다가 제목도 범상치 않고 줄거리만 봐도 가볍고 유쾌한 떡집 스타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읽어보니 어…. 이거 의외로 심각한데? 떡은 의외로 담백…? 으응? 하는 감상.

 

줄거리는 대충 평범한 일상에 마른하늘에 날벼락처럼 갑자기 외계 로봇들이 지구를 침략. 미국부터 시작된 침략에서 대한민국은 조금 늦었지만 어쨌든 공격을 받게 된다. 그런데 이 외계 로봇들은 생명체를 건드는 게 아니라 전기나 건물 같은 문명만 공격하는 형태. 이 때문에 급조된 한국평화방위부대, 일명 [한평방]에 어느 날 익명의 제보가 도착한다. 그건 한반도를 수호하는 고대 비밀병기가 어딘가 숨겨져 있고, 열쇠와 자물쇠로 봉인을 해제할 수 있으며, 그 열쇠와 자물쇠는 각각 어느 두 가문의 후손들의 몸속에 대물림되고 있다는 것. 그리고 이 열쇠와 자물쇠는 그 후손들의 중심부와 깊숙한 곳에 있으니 서로 꽉 맞물리면 고대 비밀병기가 깨어난다는 어처구니없는 내용. 그렇게 여차저차 그 각 후손을 찾아내서 고대 병기 세이버 (ㅡㅡ)☆를 깨운다는 줄거린데...

 

일단 소재와 발상이 기발하고 유쾌하다. 거기다 주인공수 이름마저도 수호와 평화. 한평방에서 몰래 부르는 코드 네임은 볼트와 너트.

문제는 주인공인 장수호와 주인수인 김평화는 어릴 때부터 다이아몬드 가문과 일반 가정이라는 차이에도 불구하고 집안끼리 아주 친해서 같이 자랐지만, 모종의 일로 인해 틀어진 앙숙 같은 사이.

그런데 줄거리는 저래도 사실 내용은 초반부터 장수호와 김평화 사이의 감정선이 주를 이루고 있어서, 유쾌한 부분은 의외로 많지 않다. 김평화에게 이상한 집착을 갖고있는 장수호와 장수호에게 이상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김평화.

얘들이 서로 좋아하는 게 맞나 싶긴 했는데, 그냥 첫사랑인 애들이 뜬금포 엑스트라 때문에 오해가 생겨서 서로 어긋나버려 애증이 된 케이스로, 주인공인 장수호는 어릴 때부터 김평화를 엄청나게 예뻐하고 좋아했는데, 김평화의 삽질 때문에 내가 널 얼마나 아꼈는데 네가 나한테 이럴 수 있어? 하며 애정이 살짝 비틀리며 좋아하는 애 괴롭히는 스타일로 탈바꿈되어서 그렇지…. 주인공이 수를 엄청나게 좋아한다는 것은 처음부터 티가 팍팍 났음.

작가님도 말씀하셨지만 마지막까지 그냥 주인공에게만 개이득이 된 듯하여 공편애자로서 매우 흡족했다.

 

그러나 서로 오해한 것은 독자만 알 수 있고, 이 둘이 어떻게 서로 이어지긴 했지만 오해가 풀리지는 않아서, 소책자가 아니라 300페이지짜리 한 권 정도 나와야 하는 거 아닌가 싶을 만큼 깔린 떡밥에 비해 내용이 너무 짧았다. 딱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관계인데 이렇게 미적지근하게 끝나다니..

 

작가님은 시리어스한 개그를 추구하신 듯한데, 주인공수 관계가 시리어스하고 배경만 개그인 듯.

가벼웁고 야한 소책자를 생각했는데 살짝 반전이었다. 그래도 개그 포인트는 확실히 있으니 뭐.

신서유기도 그랬지만 각주 부분이 피식 웃게 되는 포인트고, 주인공수가 몸맞출 때마다 출동하는 비밀병기 세이버짱 이 좀 웃겼음.

특히 표정 ㅋㅋ(ㅡㅡ) 체위변경 때마다 바뀌는 세이버 기술이나 수가 느끼면 나가는 필살기 같은 것도 병맛웃음 포인트.

짧은 만큼 금방 술술 읽을 수 있는 작품이지만 역시 외전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처음부터 널 건드렸어야 했어.

 

더보기

그동안 내가 뭘 했나 싶어.
네 여긴 어차피 내꺼였는데..
진작 얌전하게 굴었으면 널 좀 더 예뻐해 줄 수도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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