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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ga 라가
Written by 유우지 Yuuji
Publication date : 2009.11.15 (초판) | 2013.12.15 (2판)
Book spec: 1~2권 완결 | 312p / 292p | 신국판
■Character  | 링신루 (攻), 유리 게이블 (受)

Suite side D.S보다 전에 나왔던 패션의 스핀오프 작품. 패션 본편 일이 끝난 뒤부터의 시점으로 디아포닉과 비슷한 시기가 아닐까 싶다.

본편에서 일레이와 정태의 때문에 몸과 마음이 너덜너덜해진 링신루가 갑자기 뚝 떨어진 생명수 같은 유리 게이블을 만나서 다시 행복한 삶으로의 재기에 성공하는 내용으로 내 기준 패션 안에서 가장 치유력이 강하다고 생각되는 작품이다.

 

대강의 내용은, 본편 후반의 세링게 사건 즈음으로, 세링게에 정태의를 찾아 따라온 링신루와 정재의를 찾기 위해 리그로우가를 돕고 있던 정보원 유리 게이블이 만나게 되는 부분부터 진행된다. 

정태의의 주위를 맴돌던 신루는 아름다운 외모와 특유의 사교성으로 유리에게도 사근하게 접근하지만, 무난한 삶을 추구하는 유리는 본능적으로 링신루의 본성을 꿰뚫어보고 적당히 거리를 두려 한다. 

하지만 어쩐지 자꾸 눈에 밟히던 어느 날, 일레이와 거하게 한 판 결투를 벌인 링신루는 일레이에게 거의 일방적으로 당해, 한쪽 눈을 잃고 죽을 뻔한 그를 구해낸 유리는 섬을 나와 병원으로 데려간다. 

그렇게 얼마간 신루의 곁에서 그를 돌보게 되고, 링신루는 일레이에 대한 분노를 유리에게 쏟아낸다. 

그걸 또 다 받아주고 달래준 유리.

그리고 이런 연으로 정태의에 대한 감정을 끝맺은 링신루는 후에 자신의 곁을 보좌할 사람으로 유리를 고용하고 함께 지내게 되면서 진행되는 내용.

 

집안도 좋고 얼굴도 예쁘지만, 본편 커플에게 치여 이도 저도 아닌 게 된 링신루가 주인공이 되면서 재발견을 하게 되는 작품.

솔직히 링신루가 예쁜 얼굴이 전부인 조연이었다면 몰라도, 이미 본편에서 광공의 기운을 보여주던 애였는데 일레이가 너무 강력한 나머지 정말 비운의 쩌리가 되었었던지라 조연 인권에 무관심하다 해도 미인광공 캐릭터는 좀 아깝다 생각했었기에 외전이 나왔을 때는 괜히 좋았었다.

여기서는 미형의 외모를 제대로 이용하는 모습도 나오고, 말하는 것도 여우 같다. 

내가 예쁘고 좋잖아. 그런데 어쩔거야 하는 거만함이 잔뜩 묻어나온다. 

외모처럼 상냥하게 굴긴 하지만 어딘가 인정 없이 못된 구석이 있고, 사랑받고 큰 티가 팍팍 날 정도로 아이 같은 어리광과 집착이 있다. 평소 하는 짓은 도도하고 사랑스러운 고양이 같지만 들춰보면 표범 같은 고양잇과 맹수 타입. 아직 어려서 그렇지 조금 더 나이가 든 뒤가 기대되는 스타일.

 

역시 본편에서 중후반부에 종종 등장한 리그로우가의 조력자 유리 게이블. 조연이었지만 꽤 매력이 있었던 캐릭터였는데 라가에서는 주인수로서 역시 호감을 갖게 된 캐릭터. 

물을 무척 좋아해서 본편에서도 그랬지만 여기서는 더욱 심해서 물과 함께하는 게 거의 인어 수준. 

맨날 수영하고 물에 잠기고…. 어딘가 무심한 듯하지만, 속내는 정이 많아서 신루의 말도 안 되는 요구를 들어주려고 애쓰는 부분들이 좋다. 눈치가 남들보다 빠르다던데 신루에게는 더 한 듯.

연상수의 매력이 잔뜩 느껴지는 게, 정말 어린 상대의 유치함이나 말도 안 되는 떼쓰기 수준의 어리광을 다 받아준다. 아직은 신루가 어리다 보니 제 감정 컨트롤이 안돼서 분노에 맹수처럼 흉포하게 날뛰고 그걸 다 유리에게 죽을 만큼 퍼붓는데도 손을 내밀고 돌봐주고 하는 식의 맹수조련 스킬이 상당하다. 

모성애 수준의 애정인 듯. 거기다 신루를 짝사랑하지만 정말로 순수하게 바라보는 것만으로 만족해서 그 외의 욕망에는 너무나도 담백한 타입. 이것 때문에 나중에 신루가 더 전전긍긍하는 듯

 


그런 싱거운 풀 같은 건 당신이나 씹어요.
나는 싫어요.
아니, 당신도 그 따위 건 뱉어버려요.
빌어먹을 풀 따위는 다 태워버리고 싶어졌어.

 

짝사랑은 이쪽이 먼저 시작했는데 시간이 지나고 나니 상대가 더 초조해져서 집착하는 흐름 자체가 역시 취향 코드인 데다가, 분노에 차서 유리에게 흉폭하게 패악을 부리던 신루가 나중에는 제대로 조련 당해서 유리에게만큼은 약해지는 것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지는 건 싫어가지고 봉사 정도는 해줄 수 있다는 어줍잖은 말로 유리에게 제 욕구를 채우는 본 투 육식남인 링신루가 어딜 봐도 초식남 같은 유리의 스타일이 싫어서 자기처럼 되라고 조르는 것도 은근 귀엽다. 

이런 어리광을 다 받아주다가도 신루가 좀 인정머리 없이 못된 행동을 할 때는, 이런 너마저도 좋아하고 사랑하지만 그걸 행하는 방법까지 좋아할 수 없다는 식으로 단호하게 구는 유리게이블도 확실히 바른 캐릭터라서 좋았음. 늦둥이 막내로 자라 너무 안하무인인 링신루가 이제야 제대로 훈육(?)을 당하는 느낌이라 이런 류의 연상연하 커플도 꽤 괜찮았다.

 

키워드를 꼽자면, 치유물, 집착공,짝사랑수, 미인공, 무심수, 초식남과 육식남, 연하공,연상수....무려 12살가량의 나이 차 등을 대표적으로 뽑을 수 있는데, 전부 다 취향 범위인 키워드인 데다가 라가 자체가 독립적인 느낌으로 패션과는 다른 느낌이라서 좋았다.

 

...날 좀 더 원해줘요. 
내게 좀 더 욕심을 내줘요.
늘 나를 바라보고, 더,더, 더 나를 원해줘요.
내가 불안하지 않을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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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날 구했잖아요. 당신이 날 바다속에서 건졌잖아요.
당신이 날 세링게에서 데리고 나갔잖아. 내가 뭐라고 하든 상관없이.
내가 다치는 게 싫어서 당신이 마음대로 날 구했잖아요.
그러면 끝까지 구해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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