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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 / 문화생활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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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의 비밀
Written by 제헨 Zehen
Publication date : 2007.07.25
Book spec: 1권 완결 | 454p | 신국판
■Character  | 정승우 (攻), 민지완 (受)

고전 반열에 오른 작품인데.. 이거 나왔을 때 너무 웃겨서 책이 발간되자마자 구입했었다.

지금 다시 봐도 어색한 부분도 없이 매끄럽게 잘 읽혀서 좋아하는 최고의 개그물. 제헨님의 개그 센스가 엄청나다.

프롤로그에는 다소 시리어스하게 고려 시대 첩자와 적 장군의 내용이 나오는 전생 부분이 서두로 나오는데, 이 부분이 또 은근히 찡하다. 함께 도망가다가 너의 웃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고 다음에 생이 있다면 널 꼭 웃게 해주고 싶다는 장군의 말에 나 역시 다음 생이 있다면 마음껏 웃어주겠다고 하는 안타까운 약속을 하며 죽음을 맞이한다.

 

그리고 본편은 학원물 배경의 현대물로 시작되는데 프롤로그가 너무 심오해서 자칫 오해할 수 있으나, 엄청나게 재미있는 개그 물이다. 나름 환생물이지만, 설정 말고는 특별한 영향은 없다.

 

주인수인 민지완은 전생도 그렇고 아무튼 엄청나게 가난하지만, 밝고 건전하게 살려고 노력하는 학생이다. 그러나 고교 입학식 날 어쩌다 보니 같은 처지의 가난한 친구 장호섭, 이해진과 함께 학교를 장악하게 되어 버리고, 가난 3인방으로서 그 자리에서 얻는 상납금에 눈을 뜨지만, 성격상 돈을 받는 만큼 나름 보답은 하면서 지내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3인방 때문에 뒷자리로 밀려나 있던 3학년 선배가 돈을 줄 테니 결투를 하고 오라는 제안을 하게 되고, 돈 준다는 말에 혹해서 친구들과 결투 장소에 나간 민지완은 절대 건들면 안 된다는 별명을 가진 정승우와 만나게 된다.

 

주인공인 정승우는 외모도 엄청나게 잘생겼지만 무시무시한 소문을 달고 다니는 데다가 집안도 거대 폭력조직인 만큼 공포의 대상. 

어느 날, 맞춤법도 엉망인 결투장을 보낸(사실은 3학년 선배가 보낸) 민지완을 바보가 아닌지 확인하고 대응해주려고 마주쳤는데..민지완을 보자마자 상태가 이상해진다.

 

명장면이 바로 이 처음 대면 장면인데..

정승우는 민지완을 만나자마자 본인 의지와 상관없이 입 밖으로 튀어나오는 [칼라파워!!] 라는 말도 안 되는 고대 개그를 하게 되고, 그 말을 듣자마자 역시 본인 의지와 상관없이 미친 듯이 웃게 되는 민지완.

이 때문에 양쪽 학교 짱들한테 귀신들렸다는 소문까지 돌게 되고, 쪽팔린 소문 때문에 정승우는 형에 의해 강제 전학을 하게 되는데 그마저도 민지완 네 학교에 오게 된다. 눈만 마주치면 이상행동이 나와버리는 둘은 용한 점집을 찾아가는데, 점쟁이 말하는 것도 되게 웃기다.ㅋㅋ

 

서로 아주 급해서 난리가 났어.
드디어 만났으니 어떻게 해서든 놓치지 않겠다고 눈들이 번쩍번쩍해서는.
서로 충분히 가까워지면 지금 벌어지는 그런 일들은 자연스럽게 없어질테니 걱정할 것 없다.

 

이 말에 난리 치던 정승우는 결국 먼저 패배를 선언하고 민지완한테 심하게 꽂혀서 순식간에 집착농도가 엄청나게 높아진다. 특히 학교 축제 때 민지완이 여장하려고 할 때 어떻게 해서든 막으려고 하다가 본인이 여장한다고 나서는 정승우 부분은 소리 내서 웃었다. 초반에는 진짜 무뚝뚝하고 무서운 주인공이 갈수록 망가지는 재미가 쏠쏠하다.

또 이 작품의 주인수인 민지완이 아주 마음에 드는 캐릭터. 미인인데 강수 느낌이 팍팍 나는 데다가 찌질미까지 있는게........약간 둔한 주인수 때문에 본격적인 연애는 중후반부터지만 나름 달달하다. 수위는 약하지만 그래도 외전에서는 작가님이 많이 노력하신 듯. 학원물이니 뭐.

능글능글한 정승우의 형과 엄청나게 섹시한 민지완 삼촌 이야기도 재미있다. 특히 꽃가위 시점으로 나오는 외전이 유쾌하다.

 

아무튼 프롤로그와 다르게 매우 유쾌하고 즐거운 소설. 시간이 지나 다시 봐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문장도 깔끔해서 좋다. 기분 꿀꿀할 때 한 번씩 꺼내보면 기분 전환되는 즐거운 작품. 아직까진 개그물 중에 최고라고 할 정도로 웃기고 재미있다.

 

나는 이제 언제라도네 눈을 똑바로 마주볼 수가 있다. 민지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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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놈 웃는 얼굴을 보면 여기가 확 돌아.
그리고 여기가 미칠 것 처럼 뛰어.
...받아들여.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