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닮은 사람 + 햇살 이불 (외전)
Written by 키에
Publication date : 2010.06.27 (본편 초판) / 2012.06.24 (2판/외전초판) / 2014.06.07 (3판/2판)
Book spec: 1권 완결 + 외전 1권 | 436p / 287p(외전) | 국판
■Character  | 정 한 (攻), 연신우 (受)

키에님 책은 내 기준에서 극과 극인 경우가 많다. 정말 취향 아니거나 정말 취향이거나.

특히 현대물이 그러한데, 닮은 사람은 후자의 경우로 상당히 취향인 작품. 초판 발매 당시 구입했다가 외전인 햇살이불이 나왔을 때 재판 예약을 놓쳤었는데 다행히 이번 달에 3판이 나와서 냉큼 구매. 

외전인 햇살이불까지 보니 정말 충만해지는 느낌.

 

키에님의 주인공들은 개아가 공이거나 안하무인, 뻔뻔스러움인 경우가 많지만, 공편애자라서 그런지 그런 주인공들을 좋아하는 편인데 이 작품의 정한은 그래도 키에님 작품의 주인공 치고는 엄청나게 다정한 타입이다. 

본편인 닮은 사람에서는 그래도 중간 정도였는데 외전인 햇살이불에서는 너무 다정해서 느끼할 정도까지 되어버려서 조금 당황스럽기도.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본편 정도까지의 정한의 느낌이 좋지만, 햇살이불에서의 팔불출 모드도 좋긴 좋다.

 

이 작품은 학창시절 서로가 첫사랑이었지만, 당시에는 그게 사랑인지, 질투인지도 모르고 그냥 그 감정을 견딜 수 없어서 토라져 버린 정한이 연신우에게서 멀어지고 졸업 후에는 아예 잊어버리기까지 한다. 

그러다가 나이를 먹고 일 때문에 재회하면서 그동안 본인도 모르게 각자 서로의 닮은꼴인 사람들만 만나 연애를 해왔던 것을 깨달은 두 사람이 결국 돌고 돌아 제자리를 찾게 되는 내용.

 

질질 끄는 것 없이 정한이 바로 마음을 깨닫고 폭풍 대쉬하는게 이 소설의 장점 같다.

자신만만하고 저돌적이지만 신우 앞에서는 꼬리 내리고 폭풍 질투 하고 애같이 투정부리는 정한은 정말 매력적인 캐릭터였고 주인수인 연신우 역시 자라온 환경과 학창시절 정한의 영향으로 포기가 빠르고 좀 무심하게 되었지만 쿨뷰티 같은 느낌이 좋았다. 

게다가 사랑받으면서 적극적이 되는 것도 좋고. 

 

그냥 이 소설에서 가장 불쌍한 건 역시 정한이나 연신우의 옛 애인들. 

10년 넘게 삽질하던 애들 때문에 참 고생했을 듯. 원래 이쪽이 조연의 인권에는 인색하다지만.. 

주인공수가 대놓고 첫사랑 닮아서 사귀었던 거라는 티를 내거나 너무 차이나는 꽁냥질을 해대니, 보통 EX 캐릭에게는 동정 안 하는 편이지만 이 소설의 EX들에겐 동정심이 생겼다.

너무 절절하지 않고 적당히 짠하고 적당히 유쾌하고 적당히 달달한 소설.

 

너랑 있으면 행복해. 따뜩한 볕 아래에 있는 것처럼 편안하고 기분좋아.
그래서 무서웠어.
널 잃고 혼자 되면 다시 살아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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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혼자 남는 게 그렇게 무서우면 날 잡으면 되잖아.
내가 잡으라고 하잖아. 내가 날 잡으라는데 그걸 왜 못해?